[김국배기자] '공공의 적'으로 몰린 액티브X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당장 액티브X 자체는 줄어들게 됐지만 어느 정도 이용자 편의성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액티브X를 대체할 수단이 자리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민간 분야 액티브X 이용 개선방안'을 지난 1일 발표했다. 2017년까지 민간 분야 100대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웹표준 활용 솔루션 도입과 기술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날 미래부 강성주 인터넷융합정책관은 "이번 개선방안은 간편결제 도입으로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서 액티브X 이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러한 효과를 금융,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분야로 확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이어 민간 웹사이트…공공 웹사이트도 계획
액티브X 퇴출을 가장 먼저 시작한 분야는 사용빈도가 높은 전자상거래다. 카드사들은 최근 'exe' 방식의 보안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exe 방식은 실행파일 형태로 키보드보안 등 보안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설치하도록 해준다. 통합해 설치하니 액티브X보다 설치 빈도가 줄고 업데이트 때마다 재설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크롬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도 작동한다.
액티브X 퇴출은 이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금융,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민간 웹사이트로 이어지게 됐다. 민간 주요 100대 웹사이트의 90%를 3년 안에 '액티브X 프리(Free)' 사이트로 전환한다는 게 미래부의 계획이다. 액티브X 프리 사이트를 현 31개에서 90개로 만든다는 것이다.
미래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0대 웹사이트에서 쓰이는 액티브X는 1천644개에 이른다. 해외보다 무려 9배가 많다. 이중 보안·인증·결제 등 전자상거래를 위한 액티브X가 전체의 6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민원24, 국세청 등 행정·공공기관 웹사이트는 4월 안으로 행정자치부가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게 된다. 민간 분야에서 공공 분야로 액티브X 퇴출이 확대되는 셈이다.
◆"'exe' 방식 궁극적 해결방안 아냐"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이 액티브X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말 그대로 그저 액티브X를 없애기에 더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e' 방식만 하더라도 액티브X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PC에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컴퓨터 메모리에 상주하는 탓에 다른 프로그램과 충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방안 역시 액티브X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것이라고 미래부는 선을 긋고 있다.
2017년까지 최대 420개 도입을 지원하는 웹표준 활용 솔루션은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동작하는 액티브X에 비해 이용자 편익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대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당장 1천600개가 넘는 액티브X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에 가깝다. exe 방식도 궁극적 해결방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래부는 향후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며 정책방향을 잡아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성주 정책관은 "exe 방식은 과도기적 대책"이라며 "궁극적으로는 HTML5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HTML5도 만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HTML5는 텍스트와 하이퍼링크만 표시하면 HTML이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까지 표현하고 제공하도록 진화한 웹 프로그래밍 언어다.
미래부 송재성 인터넷제도혁신과장도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는) 궁극적으로는 이용자단이 아닌 서비스 제공자가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FDS는 구축·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전까지 카드사들이 보안 유지를 위해 (exe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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