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부여당이 사실상 세월호 인양을 결정하는 등 1주기를 맞은 세월호 민심을 안으려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현재 선체 인양과 관련된 기술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관련부처와 여러 기관에서 협력해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민감한 사안에 대해 될 수 있으면 말을 아끼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열흘 후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1주기가 된다"며 "그동안 아픈 가슴을 안고 사신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세월호를 인양하는 방침으로 보면 되겠나'라는 기자 질문에 "해석은 언론에 맡기겠다"고 해 세월호 인양 방침임을 간접 인정했다.
주무 장관인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인양을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청와대와 여권 모두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강하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모두 직접적으로 유 장관의 방침에 대해 반대하며 절차 없이 세월호 인양을 결정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직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현재 진행형으로 느끼고 있는 국민 여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2일 실시한 '세월호 1주기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77.2%가 '세월호 선체 인양'에 찬성했다. 반대는 불과 17.9%이었고, 무응답이 4.9%이었다.
국민들은 참사가 1년이 지났음에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75.2%가 '관심 있다'를 택했다. 이 중 23.4%는 '매우 관심 있다' 였다. '관심 없음'을 택한 이들은 24%에 그쳤다. '매우 관심 없다'를 택한 응답자는 3.7%였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생겨난 정부에 대한 불신도 여전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정부 대응에 30.8%는 '매우 잘못했다'를 택했고,35.4%는 '잘못했다'를 택했다. 무려 66.2%가 정부 대응을 잘못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24.2%만이 '잘하는 편'이라고 답했고, '매우 잘했다'를 택한 응답자는 4.2%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재난 및 안전 관리 대응능력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은 낙제점수를 줬다. 25.0%가 '전혀 향상되지 않았다'를, 45.0%는 '별로 향상되지 않았다'를 택해 70%의 압도적인 응답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 능력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했다. 21.7%만이 '대체로 향상됐다'고 했고, 4.0%는 '매우 향상됐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기저에 깔려 있는 가운데 이날 국회 농해수위에서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을 보고하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이 정부 발언의 진정성에 의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할지에 따라 현재 거리 투쟁에 나서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행보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해양수산부 보고에서는 유가족과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대해서도 야당의 질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세월호 민심을 수용한 정부가 또 다시 전향적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