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외나무다리에서 붙어볼까'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세계 최대 기업에 손꼽히는 오라클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준비중인 대규모 컨퍼런스가 같은 날 열려 미묘한 신경전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오는 21일 한국오라클은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오라클 클라우드 서밋 2015'를, 아마존웹서비스는 같은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AWS 서밋 서울 2015'을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오라클 클라우드 서밋 2015는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중인 오라클이 기획한 올해 최대의 행사다. 오라클은 최근 회사의 모토를 '최고의 클라우드 기업'으로 바꿨다. 이 회사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차원에서 클라우드 영업직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클라우드 컴퍼니(Cloud Company)'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80명 이상의 클라우드 영업직을 고용할 계획일 정도로 클라우드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아태 지역 중 오라클의 서비스형 플랫폼(PaaS)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이 우리나라이기도 하다.
오라클 클라우드 서밋에서는 네 개의 트랙을 통해 서비스형 플랫폼(PaaS) 솔루션를 비롯한 CX 클라우드, HCM 클라우드, ERP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이 소개되며, 오라클 일본 및 아태지역(JAPAC) 임원(Vice President)인 더그 휴즈(Doug Hughes)가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행사에는 기업 IT 담당자 600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아마존 역시 같은 날 오라클과의 비교가 될 행사를 개최하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2006년 첫 제품을 발표한 이후 현재 50여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은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앞세워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고객을 확보 중이다.
이날 AWS 서밋은 ▲AWS 소개 및 활용 사례 ▲AWS 신규 서비스 및 솔루션 ▲AWS 게임 개발 등 세 개의 트랙을 진행되며 2005년부터 아마존에서 일한 수석 솔루션스 아키텍트 맷 테이비스(Matt Tavis)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아마존웹서비스는 기업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온라인 서비스로 이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에서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광범위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후발업체로부터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WS도 최근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AWS 역시 이번 '서울 2015' 행사를 통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야심을 가진 것이다.
웬만하면 오라클과 AWS가 날짜를 피해갈 수 있었을 법한데도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미 잡은 행사 날짜를 바꾸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물밑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라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우리는 정해진 날짜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WS 관계자는 "경쟁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AWS 엔터프라이즈 서밋'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한 AWS는 올해 행사를 키워 'AWS 서밋'을 여는 것으로 개발자, 스타트업, 기업 및 파트너 모두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의 고객이 많지만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대상이고, 분야도 IaaS와 PaaS·SaaS로 달라 고객층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상당 부분 겹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선두 기업이라는 자존심 때문에라도 굳이 잡아둔 날짜를 바꾸려 하지 않았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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