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특검이든 검찰이든 당당하게 협조해 누명을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13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분(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어쩐 생각으로 이런 일을 하고 떠났는지 지금 생존해 있다면 당당하게 대면해 진실을 밝히겠는데 이렇게 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에 망자와 깊은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곤혹스러울 뿐 아니라 원망스럽기도 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10일 사망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김 전 실장이 VIP(박 대통령) 모시고 벨기에,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폭로했고, 그의 시신에서 발견된 쪽지에는 '김기춘 10만달러 2006년 9월 26일'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독일 출국, 제가 헬스클럽 회원으로서 운동하러 다니는 것은 공개된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았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며 "그때 초청한 것은 독일의 어느 유수한 재단이다. 거기서 항공료나 숙박비를 전부 부담했고 초청을 받아 간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약간의 노자를 개인 돈으로 환전해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9월 23일 출국했기 때문에 9월 21일 내 통장에서 5천 유로를 바꿔가지고 노자로 가져간 환전 기록이 묵은 서류뭉치 속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10만불이나 받았다면 환전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거듭 해명했다.
김 전 실장은 "고인과 상대해 진실게임을 벌이는 것이 매우 곤혹스럽기 짝이 없지만 진실은 하느님이 알 것"이라며 "이 문제에 관한 한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면이 있고 만나면 악수도 하고 그런 처지였지 개인적인 친분이 깊어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도 아니었다"며 "내가 친분이 있고 가깝다고 해서 외부 사람으로부터 적절치 못한 돈을 받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성 전 회장의 구명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직접 요청을 받은 바는 없지만 성 회장을 아는 국회의원으로부터 검찰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좀 표명해달라는 간접적인 연락은 있었다"며 "그러나 밖에 나와 있는 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고 사건에 개입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서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