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호된 추궁을 당했다.
지난 13일 막을 올린 대정부질문은 16일까지 나흘간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진행됐지만,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 총리에 질의가 집중되면서 '이완구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사망 직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2013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이 총리에게 3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후원금 등 일체의 정치자금을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개인적 친분이 없으며 그가 주도한 충청포럼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이름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르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지난달 12일 '부정부패 척결' 담화를 발표한 이후 경남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고, 며칠 뒤 성 전 회장이 전화를 걸어와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을 섭섭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나름의 추측을 내놨다.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수 차례 밝히며 결백을 주장했다. "만약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온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이 정관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기록한 비망록(다이어리)에서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0개월간 모두 23차례 만난 기록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주장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 총리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유세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놓고 거짓 답변을 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 관련 해명에도 의구심을 더하게 했다.
이 총리는 "당시 혈액암으로 입·퇴원을 반복했다. 유세장에 한 두 번 간 적 있으나 유세는 못 했다"고 밝혔지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장터에서 7분 가량 박근혜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확인됐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됐지만 이 총리는 거듭 결백을 주장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이 총리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총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 "떳떳하면 사퇴하고 검찰 조사를 받으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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