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현재 코스닥은 기업실적을 갖고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단순히 실적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흐름과 투자심리를 봐야 해요."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17일 코스닥지수가 마침내 700선 고지에 오른 가운데, 코스닥 강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23%(8.59포인트) 오른 706.90으로 장을 마감했다.코스닥의 700선 돌파는 지난 2008년1월 이후 약 7년3개월 만이다. 즉 금융위기 이전 증시 활황기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올 들어 코스닥 등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두드러지는 강세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 코스닥은 29%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11%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시장 안에서도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24%, 30% 상승했지만, 대형주는 9% 올라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코스닥은 연일 고점을 높이며 미증유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코스닥은 글로벌 증시가 초호황세를 나타내던 지난 2007년 840선까지 오른 적이 있다. 만약 이마저도 넘어선다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가 되는 셈이다.
◆코스닥 이끈 바이오·헬스케어주·화장품주 강세, 세계적 현상
최근 코스닥 강세를 주도한 것은 바이오·헬스케어주와 화장품주다. 대표적으로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올 들어 118% 올랐다.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은 92%, 마스크팩 업체인 산성앨엔에스는 288%나 급등했다.
최근 고령화와 미국 의료개혁 등에 힘입어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금리 하락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소비 증가, 온라인과 글로벌 배송 발달로 화장품을 포함한 소비재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닥뿐만 아니라 코스피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바이오를 포함한 코스피 제약업종은 48% 상승했다. 화장품주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은 390만원까지 오르며 73% 뛰어 올랐다.
최근 지지부진한 미국 증시에서도 나스닥 시장의 바이오주와 소비재주는 상승 추세며, 국내증시 주도주와 유사한 성격의 종목이 많은 중국 심천지수 역시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흐름은 코스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산업에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나타나고 있는 시대적 조류"라고 풀이했다. 단순히 코스닥지수 수준만 갖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공유하고 있는 신산업에 대한 인식과 투자심리를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현재 코스닥 상승추세는 실적이나 기업가치 갖고는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 바이오주 주가 흐름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가 관심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코스피 대비 코스닥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스닥의 바이오·헬스케어, 소비재, IT 비중은 코스피 대비 높다"며 "한국 증시가 S&P500의 산업 비중을 따라 갈 경우 69조원이라는 자금이 IT, 헬스케어, 소비재로 이동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진단하고, 코스닥닥지수가 최고 760~840선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단기간 급등은 부담…조정 가능성 염두에 둬야
다만 코스닥에도 부담감은 있다. 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강세는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지표(RSI)로 판단하면 중소형주의 대형주 대비 우세한 정도가 최고점 부근까지 상승했다"며 "시장상승을 주도하는 세력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전환될 것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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