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오큘러스 리프트'는 정말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시작했지요."
팔머 럭키(Palmer luckey)가 스무살의 젊은 나이에 오큘러스VR을 창업한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
지난 17일 열린 유나이트2015 기조연설에서 그는 "가장 좋은 환경에서 비디오 게임을 재밌게 즐기고 싶다는 욕망과 나 자신이 착용할 수 있는 헤드셋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지금의 오큘러스VR을 있게 했다"며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물론 나홀로 가상현실 게임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기존 게임을 가상현실로 즐기는 것이 아닌, 가상현실 환경을 위한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했을때 그는 오큘러스VR 창업을 결심한다.
그리고 그와 오큘러스VR이 내놓은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는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약 20억 달러에 오큘러스VR을 인수하기도 했다.
"나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이기적인 목적이 결과적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회사로 이어진 셈입니다."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박스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하면 이전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전후좌우 360도로 이리저리 시선을 돌려도 그에 걸맞는 세상이 눈 앞에 포착된다. 말 그대로 또 다른 세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오큘러스 리프트에 적용된 '헤드 트래킹' 기술은 착용자로 하여금 현실 세계에 있듯 가상 세계를 둘러볼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어디를 바라보든 그에 알맞은 가상현실 화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때문에 눈 앞에 파편 조각이 날아들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라들고, 롤러코스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나온다.
그는 가상 현실 콘텐츠가 체험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잘라 말했다.
"역사를 보세요. 만화책과 텔레비전, 비디오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살인자가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을 정도죠. 과잉반응 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가상현실 콘텐츠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는 너무 섣부른게 아닐까요."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에도 개량해야할 부분은 많다. 멀미감을 줄이고 보다 사실적인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한 여러 다양한 입력기기도 개발해야 한다. 팔머 럭키는 나아가 냄새와 가상현실 속 물체를 만질 수 있는 촉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다음에 구현될 부분은 촉각이 될겁니다. 가상현실 세계의 탁자 위에 놓인 물컵을 직접 들어올릴 수 있을 거예요. 안에 든 물을 마시고 맛을 보지는 못하겠지만요."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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