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회장 강신철, 이하 K-IDEA)가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을 발표하고 6월 중 모든 회원사에 이를 적용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조치가 등돌린 게이머들을 달래고 나아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막는 계기가 될수 있을지 주목된다.
K-IDEA가 30일 발표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기존 '전체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 전체로 확대 제공하고 ▲유료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결과물 목록 및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구간별 확률을 수치로 공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확률형 아이템 획득률 '구간별로' 모두 공개한다
여기서 구간별 확률이란 확률형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는 각종 상품의 희귀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 구매 가격이 1천 원인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개봉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전설' 등급의 아이템과 '희귀' 등급의 아이템 획득률을 세분화시켜 표기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무위원장 정우택 새누리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라며 지난 3월 초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보다 한층 강화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확률 표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각 게임사가 서비스 중인 게임물에 맞춰 자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개된 자율규제안은 회원사들이 합의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부분은 사업자의 자율에 의해 확대될 수 있다는게 협회의 설명이다.
◆'전체 이용가에서 '12세·15세 이용가'로 확대 적용
또한 K-IDEA에서 밝힌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대상은 이용자가 유료 게임머니를 이용해 구입하고 개봉을 통해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리키며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된 확장형 아이템까지 모두 자율규제 적용대상이 된다.
특히 기존 전체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로 확대되면서 온라인 게임의 경우 전체이용가를 포함 12세·15세 이용가까지, 모바일 게임의 경우 구글플레이 기준 3세에서 16세 이용 등급, 애플스토어 기준 4세에서 12세 이용 등급까지 적용받게 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30위 내 모든 게임이 적용대상에 포함되며 그 중 협회 회원사 게임물의 비중은 약 80%를 차지한다.
아울러 K-IDEA는 자율규제의 참여도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용자들의 평가 및 민간협의체 운영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정기적인 기업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같은 사후관리를 통해 자율규제를 모범적으로 준수하는 업체에게는 자율규제 인증마크를 부여해 시장의 자정기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오는 5월 8일 판교 공공지원센터에서 자율규제안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K-IDEA는 "이번 확대안은 건전한 소비문화 조성을 위한 게임협회 회원사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라며 "게임 이용 및 아이템 구매 등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 한 발 물러선 게임업계…규제 추진 막을까
K-IDEA가 제시한 자율규제안이 게임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3월 초 정우택 의원이 게임 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기를 골자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를 개정안을 발의한 이후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만 매진하는 게임사들의 영업 행태를 꼬집는 이용자 반응이 잇따랐다. K-IDEA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 역시 그 강도가 낮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나온 자율규제안 초안은 전체 이용가 게임물에 한해 확률형 아이템의 결과물 범위를 공개하고 획득 결과물의 소멸을 금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소극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이 최근 정치권이 추진 중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도를 막아내는 계기가 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정우택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반대하는 게임업계의 의견을 재반박하는 등 입법 의지를 거듭 드러내는 상황이나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률을 공개하고 이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신철 K-IDEA 회장은 "게임업계가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자율규제 확대·강화안'을 발표한 만큼 내실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K-IDEA가 발표한 자율규제안은 주요 게임사들이 매출 하락을 감안하면서까지 내놓은 방안"이라며 "게임사들이 해당 규제안을 올바르게 이행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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