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4분기 자신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보유중인 삼성전자 보통주 29만3천500주 가운데 16.5% 가량인 4만8천500주를 매도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주가가 주당 122만 원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총 591억2천845만 원 규모다.
매도 시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말 29만3천500주였던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주식수는 지난해 말 24만5천주로 감소했다. 지분율은 0.2%에서 0.17%로 줄었다.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 않지만 지난 2005년 2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또 보유주식수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2011년 반기보고서를 통해서였다. 삼성전자는 투자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가장 최근 주주명부폐쇄일을 기준으로 그의 지분 변동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행사장에서도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삼성전자 지분을) 팔 것"이라고 답했으며, 실제로 팔았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이 지분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매각한 것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각 7.32%씩 소유한 정 부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을 물려 받으려면 수천억 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명희 회장은 현재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각각 17.3%씩 보유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지난달 별도법인을 설립해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정 부회장이 삼성과 정면 승부하기 전에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면서 다음달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두고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개인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특별히 아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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