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국민과 당원들께 큰 실망 드려 죄송"

[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사진) 대표가 최근 정청래·주승용 최고위원 간 언쟁으로 커진 당 갈등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또한 "어려운 때일수록 당의 단합이 절실하다"며 "친노 패권주의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더 과감히 혁신할 것"이라고 정면 돌파의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지난 금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망한 모습을 보였다"며 "당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해왔다"며 "이는 야당의 견제 기능이고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이지만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드리지 못한다면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비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지도부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며 "공개된 회의에서 더 공감받을 수 있는 언어와 정제된 표현으로 발언해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일부가 퇴장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친노 패권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정청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사퇴를 두고) 공갈이나 치지 말라"고 맞받아친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문 대표는 이날 회의에 불참한 주 최고위원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역할을 다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며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을 때 당원들에게 의무를 부여받고 약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 최고위원과 주 최고위원의 갈등을 풀기 위한) 성의 있는 노력이 이 순간도 진행 중"이라며 "주 최고위원이 호남을 대표하는 중요한 역할인 만큼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주 최고위원과 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친노 패권주의 지적에 대해선 "재보선 패배의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이 당내 분열과 갈등으로 국민에 더 큰 실망을 주는 것"이라며 "그 모습이 친노-비노 패권주의라 하면 그것은 분열의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평가받는 듯했으나 재보선 참패로 원점으로 되돌아간 현실"이라면서도 "문재인이 친노 수장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더 과감히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