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청와대와 여야의 전혀 다른 입장 속에서 표류중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통한 공적 연금 강화라는 대안이 나왔다.
그동안 여야는 공무원연금에 대해 현재 기여율 7%를 9%로 5년에 걸쳐 올리고 현행 1.9%인 지급률을 1.7%로 20년에 걸쳐 내리는 안을 합의했다. 문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안이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그러나 청와대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분리 처리 입장을 분명히 하며 여당을 압박했고, 여당 내 친박계 최고위원과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이에 동조하면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협상 당사자들이 협상의 유연성을 잃기까지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지금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국민연금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새누리당은 지도부 회의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같은 새누리당의 입장이 여야 합의 파기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청와대와 여야 간 입장차가 이처럼 벌어지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는 난망해보였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였던 공무원연금 처리가 무산될 것이라는 예견도 나왔다.
그러나 새로운 방법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노령인구의 사회안전망 마련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연금개혁에 임하는 우리당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뿐 아니라 기초연금 인상을 통한 공적 연금 강화가 이뤄지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전문가들 이야기가 50%, 20% 구조를 맞추는데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남은 4개월 동안 논의해가면 된다고 하더라"며 "그 중 기초연금 인상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지금부터 공적연금 강화라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도 일단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 비판의 목소리가 있고, 또 한편에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본회의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이 결렬됐지만 당분간 물밑 대화에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당정청도 이 문제에 대해 같이 깊이 논의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논란에 대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문제는 심각하다. 올해만 하루 8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내년부터는 하루 100억원이 요구될 정도다. 여기에 수급자인 공무원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총선이 가까워지면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여야의 각기 다른 입장으로 처리가 불투명하던 공무원연금 개혁의 불씨가 기초연금 인상 카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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