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2.8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문재인 대표는 탕평책과 그동안 진보개혁 측에서 소홀히 했던 성장 개념을 들고 나서면서 당 내외에서 인정받았으나 4.29 재보선 패배와 그로 인한 계파 갈등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전당대회 이전 문 대표는 대선주자 1위로 주목받는 자신에게 3가지의 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에 승리하지 못해도, 당 혁신에 성공하지 못해도, 총선에 승리하지 못해도 대선주자로서의 자신은 치명적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문 대표는 자신이 말한 두 번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문 대표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당의 고질적 문제로 평가받는 계파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비주류는 재보선 패배에 대한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친노 패권주의 포기, 당 중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문 대표가 공표를 검토했던 '당원에 드리는 글'에서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거나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심이 있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 돌파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류와 비주류 갈등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 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내놓는 승부수를 걸었다.
당의 모든 계파가 참여하는 '혁신기구'를 구성해 핵심 쟁점인 총선 공천권과 인사 개편 등을 정하기로 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가급적 이번 주 내에 혁신기구 위원장과 위원들을 인선하기로 하고 6월 이내 당 혁신안을 내놓기로 했다.
문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내놓으면서 일단 치열한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비주류의 친노 패권주의 공격의 대상이었던 문재인 대표 공격도 다소 무뎌졌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심각해 비주류의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갈등은 혁신기구 인선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우선 위원장을 누구로 할지부터 관건이다. 계파 색이 강하지 않은 당내 인사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주류와 비주류를 모두 만족시킬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당내 모든 계파를 대상으로 했지만 어느 계파가 얼마나 참여할 것이냐도 관건이다.
위원장과 위원 인선 과정부터 주류와 비주류가 첨예하게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혁신기구가 갈등의 해결점이 되기는커녕 당내 리더십의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 대표가 이처럼 쉽지 않은 당내 상황을 어떻게 조율해 갈등을 수습하느냐가 리더십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4.29 재보선 패배보다 당 갈등의 수습에 실패한 것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더 높다.
문 대표가 권한을 내려놓음으로써 뿌리깊은 당 갈등을 수습하고 이후 혁신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대선주자 문재인으로서의 가능성을 판가름할 것이다. 두 번째 위기에 직면한 문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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