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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마호니 넥슨 "위대한 예술(게임) 만들면 성과는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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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15)에서 게임산업의 미래 가치 역설

[문영수기자] "위대한 예술을 만들면 상업적 성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이하 넥슨) 대표가 19일 개막한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15'에서 "상업적 성과에 목매달기 보다 창의력에 집중해야 게임업계에 혁신과 르네상스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부쩍 늘어난 카피캣(모방) 게임들과 국내 모바일 시장의 수익성만 중시하는 분위기를 꼬집는 말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창의력과 예술적 관점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것만이 게임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면서 "이러한 관점을 갖고 10년, 30년 후에도 자랑스러워 할 게임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열 살 때 형과 즐겼던 게임 '퐁'에 매진하기도

오웬 대표는 1971년 사상 최초로 출시된 상업적 게임 '컴퓨터 스페이스'(Computer Space)를 비롯해 미국 전역을 강타했던 '퐁'과 같은 역사적 게임들을 소개했다.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는 비디오 게임 산업이 급성장한 시기로 '스페이스인베이더', '아스터로이드'와 같은 색다르면서도 창의적인 게임들이 쏟아졌다. 오웬 대표는 "10살 때 부모님이 퐁 게임기를 한 대 사줘 형과 수시간씩 즐겼다"고 옛 기억을 회고하기도 했다.

오웬 대표는 그러나 이같은 '노다지' 산업에서 한몫을 건지려는 회사들이 뛰어들면서 게임의 예술성은 점차 망각되고 잊혀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오웬 대표는 "시리얼 회사, 개사료를 만드는 회사조차 게임산업에 뛰어들었을 정도"라며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은 물밀듯 몰려드는 업체들로 인해 밀려났다"고 말했다.

그 결과 게임 산업은 길을 잃고 말았다. 1983년부터 1985년까지 미국 게임시장은 '아타리 쇼크'라는 대규모 경기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아타리 쇼크는 대형 미국 게임사 아타리가 질적인 면모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양적인 측면만 고려해 발생한 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아타리가 영화 '이티'(E.T)를 소재로 단 5주만에 개발해 무려 400만 장을 발매했던 비디오 게임 '이티'는 판매된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뉴멕시코 사막에 묻히는 '쓰레기' 신세가 됐다.

오웬 대표는 "아타리 쇼크는 게임 품질의 중요성을 망각하면 게임이 쓰레기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게임산업이 길을 잃은 이유로 오웬 마호니 대표는 "성공한 길로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 그저 따르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들이 걷는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 실수를 두려워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두려움은 혁신을 막는 걸림돌이자 예술을 향하는 장애물이 되곤 한다는게 그의 견해다.

그는 "지난 7년간 게임산업은 다시 한 번 길을 잃고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진정한 목적지를 잊어버렸다"며 "서양의 경우 페이스북 게임이 발달하고 또 모바일 게임이 대두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불거졌으며 예술적 요소와 재미를 망각한 카피캣이 쏟아지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떠나갔다"고 지적했다.

◆ 넥슨도 실수할 때 있어…재밌는 게임 만드는게 진정한 목적

그는 넥슨도 이같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오웬 대표는 "넥슨도 이런 실수를 했다는 걸 인정한다. 이런 실수가 있을 때마다 우리 회사도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분에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게 진정한 목적이라는 교훈을 배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게임산업에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게임을 위해서는 '예술'이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는게 오웬 대표의 견해다.

그는 "우리가 위대한 게임을 만든다면 상업적 성공이 뒤따라 온다는 것은 산업의 역사가 계속해서 증명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휩쓸리기 보다 자기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넥슨은 다른 '패스파인더'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하며 함께 이 산업을 성장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15'(Nexon Developers Conference 15)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를 화두로, 게임 콘텐츠 및 관련 기술에 대한 참신한 실험과 도전들을 공유하고 한국 게임산업의 상생,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1966년생)는 1990년 UC 버클리에서 아시아학을 전공하며 동양 문화권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이후 일본으로 이동해 1995년까지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및 행정학을 공부하고 당시 애플(Apple Inc.)의 자회사인 클라리스재팬(Claris Japan)에 근무했다.

이후 1996년 미국으로 복귀해 1999년까지 포인트캐스트(Point Cast)에서 아시아지역 부사장을역임했고 2000년부터 일렉트로닉아츠(EA)에 합류해 사업개발, 기업전략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전세계 주요 게임사를 만났다. 2001년 EA 재직 중 넥슨을 방문한 그는 EA 임원들에게 넥슨의 온라인 게임과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를 만나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역으로 김정주 대표로부터 "당신이 우리 회사에 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후 오웬 마호니와 김정주 대표는 9년간 총 3번의 인수제안과 이직 제안을 주고받았으며, 결국 오웬 마호니는 2010년 넥슨에 합류한다.

입사 이후 넥슨의 일본 상장 업무를 주도했으며 2014년부터 넥슨 대표이사로 부임, 현재 넥슨 그룹사의 비즈니스 및 북미 지역 게임 스튜디오 투자 등을 이끌고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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