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내렸고, 한국은행도 지난 4월 3.4%에서 3.1%로 낮춘 바 있다.
KDI는 "우리 경제는 내수가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겠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와 내년에 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구조개혁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거나, 통화 및 재정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금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은 2%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 부진 완화중이나, 수출 감소가 성장세 제약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최근 내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수출이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내수는 투자를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봤다.
민간소비는 유가하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의 영향이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면서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1분기 중 총투자는 주요 부문 모두에서 부진이 완화됐고 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완만한 투자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출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수출경쟁력 약화 영향으로 부진이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수입도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물가는 낮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 역동성 저하…구조개혁 집중해야
KDI는 우리 경제를 구조적 측면에서 볼 때,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자원배분의 비효율 및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 등으로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정체된 가운데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품목에서 중국이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의견이다.
대내적으로는 고용보호 강화 등으로 인해 산업간 노동이동이 크게 경직화되고 있으며, 제조업의 배분 효율성도 1990년대 이후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고 파악했다.
더불어 거시경제 안정을 뒷받침하는 기초 여건도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3년 연속 세입 결손이 발생하면서 탄력적인 재정운용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계부채도 작년 하반기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가계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이러한 여건들을 살펴볼 때,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향후 경제정책은 단기적인 경기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 및 통화 정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지출 비효율과 저물가의 고착화라는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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