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내정되자마자 인사청문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내정자가 법무부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 축소은폐 의혹으로 두 차례나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만큼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어,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간 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황 내정자 발표 직후 "공안통치의 노골적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말 큰 실망을 했다"면서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의지가 그렇게 없는 것인지, 또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아바타라는 분을 총리로 내정한 것"이라고 날을 세우며 "야당과 국민을 무시했다. 앞으로 소통과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공안통치, 국민을 강압하는 통치에 국민과 야당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황 내정자를 향한 고강도 '칼날 검증' 태세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인사청문회에서는 황 내정자의 이념 문제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황 내정자가 법무부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 간첩증거조작 사건 등의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2년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문제가 됐던 병역 면제와 전관예우 부분도 다시금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2월 청문회에서 황 내정자는 변호사 수임 과다 등 전관예우 논란, 피부질환으로 병역이 면제된 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황 내정자를 총리로 내정한 것은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새누리당은 정치쟁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총리 후보 내정해놓고 정치공세화하지 말라는 모순된 주장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의 거센 반발 속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황 내정자에 대한 호평과 함께 인사청문회 엄호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총리 공백 사태가 한 달째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 난맥상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크고, 박 대통령의 내달 방미 순방 전에 총리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도 존재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황 내정자 지명에 대해 "아주 잘 된 인사"라고 호평했고, 유승민 원내대표도 "청문회 과정에서 별문제 없이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원내대변인은 인사청문회와 관련, "(황 내정자는) 법무부장관 임명 당시 인사청문회를 거친 만큼 이미 도덕성과 자질·능력 등이 검증된 바 있다"면서 "야당은 정치공세성 청문회를 지양하고 청문회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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