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다음카카오가 인도네시아 3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Path) 메신저를 인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카카오(공동대표 최세훈, 이석우)는 29일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패스의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Path)'와 '패스 톡(Path Talk)'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다음카카오가 인수한 것은 메신저 서비스 패스 톡의 브랜드와 유저데이터, 운영전반에 대한 것으로, 다음카카오 측은 향후 수개월 가량 운영전반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는다.
다음카카오 측은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산 2.5%(675억원) 이상인 경우 공시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시기준보다 낮은 금액에서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구 2억 5천만명의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의미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새로운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패스는 어떤 서비스?
패스는 페이스북 플랫폼 개발자 데이브 모린(Dave Morin), 냅스터 창업자 숀 패닝(Shawn Fanning) 등이 모여 2010년 11월 출시한 서비스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공개와 확산을 주요 목적으로 삼는 SNS와 달리, 소규모 그룹 간의 관계 유지와 신뢰 향상에 초점을 맞춘 비공개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향한다.
또한,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사생활 보호 콘트롤을 통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통제할 수도 있다. 개인 공개가 가능해 나만의 일기장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며, 소식 중 일부만 친구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친구를 그룹으로 묶어 특정 그룹하고만 소식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 직장, 고향 등 소규모 그룹별로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큰 아시아 시장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다음카카오는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당분간 패스로부터 인력 지원을 받아 서비스를 운영한다. 비슷한 형태의 SNS인 카카오스토리를 개발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데이브 모린 패스 대표는 "사람들 사이의 행복, 의미, 관계를 추구하며 시작된 패스가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의미있는 연결을 통해 모바일 혁신을 이끌어 온 다음카카오가 패스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공략의 전초기지"
다음카카오 측은 우선은 패스와 패스톡을 현재대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러나 향후 카카오톡으로 브랜드를 합칠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일단 패스, 패스톡 브랜드로 서비스와 가입자 데이터를 인수받지만 향후 전략이 그대로 간다고 말하긴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천8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3대 인기 SNS 중 하나로 알려진 패스는 1천만이 넘는 월평균이용자수(MAU)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 측은 "패스는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고 대규모 트래픽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큰 서비스"라며 "최근에는 중동 지역의 이용자 수도 급격히 늘어나는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고 다음카카오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전략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각 나라별 상황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서비스 개발 노력과 함께 단기간에 의미있는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인수 합병이나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라인과도 격전 예고
이에 따라 향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와 라인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라인의 경우 일본에 이어 태국과 대만 등의 공략에 이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가입자를 확보하며 3위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30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3분기 MAU가 감소했다가 2014년 4분기부터 인도네시아, 태국, 중동 등에서 MAU가 크게 증가하면서 추가적으로 1천500만명의 MAU증가가 있었다"며 "(MAU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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