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법' 내홍, 김무성-서청원 공개석상 신경전

[이영은기자] '국회법 개정안' 처리 문제로 촉발된 새누리당 내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기야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親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며 갈등의 골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오늘부터 메르스가 진정되는 시기까지 여야간 상호비방과 정치공세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서 최고위원은 즉각 발끈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당 내 비판을 자제하라'고 간주한 것이다.

서 최고위원은 "아무리 대표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은 전부 싸움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하고 본인은 (아무 잘못) 없다는 식으로, 최고위원이나 다른 사람을 나무라는 식으로 그렇게 얘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가 바로 나서서 "여야간 상호 비방과 정치공세를 자제할 것을 제안한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지만, 서 최고위원은 다시한번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후 회의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이날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관련한 '유승민 책임론'에 다시한번 불을 붙였다.

특히 연일 유 원내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있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의 단합과 깨진 당청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 원내대표가 용기있는 결단으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말의 토씨 하나에도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그만큼 지금 당에 골이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 당의 여러 갈등 요인을 조기에 해소하지 않으면 더 깊은 갈등이 확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 자리는 개인의 자리가 아니다. 무한책임의 자리"라며 "(국회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당청간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결과가 얼마나 당에 혼란을 가져오고, 국정운영의 불안을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또한 전일 당의 긴급 당정청 회의 제안을 청와대가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청와대에서) 사실상 유승민 체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유 원내대표의 책임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정의화 국회의장이 11일에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에 이송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특별히 국회가 여야 간 정치력을 동원해 어떠한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만큼 국회로 되돌려 보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로 되돌아오면 정부와 국회가 정면 충돌하게 된다"며 "그 여파가 어디로 어떻게 번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고 감당하기 어렵다. 적절히 상황을 덮고 지나가면 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야 지도부가 다시 만나 정치적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운영위가 권한 결의를 하고 본회의에서 3분의 2 찬성하면 이송 전에 국회법 통과된 것을 변경할 수 있다. 그냥 시간이 가면 지나갈 수 있는 사안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