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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 한은 기준금리 결정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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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경기위축·가계부채 덥친 메르스…운신 폭 좁은 금통위 주목

[이혜경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경제 분야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오는 11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방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서로 다른 요인들이 각을 세우고 있어 기준금리의 방향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 부진과 경기 위축 등은 금리 인하의 요건으로 볼 수 있지만, 날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 부진 영향으로 인해 전월의 2% 성장에서 뚝 떨어진 0.7% 성장에 그쳤다(전년 동기 대비).

5월 중 수출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감소폭이 전월보다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다.

4월중 경상수지가 38개월째 흑자를 지속했지만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여서 웃을 형편이 못 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4일 "당분간 수출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둔화되고 있으며,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세도 예상보다 완만할 것 같다는 점 때문이다.

내수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지만, 수출경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게 위로가 되는 사항도 아니다.

◆금리 내리자니 가계부채 우려 커

가계부채를 보면 더욱 시름이 크다. 지난 1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1천99조원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4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8조5천억원이 확대되며 증가 추세가 꾸준히 나타난다.

물가도 6개월 연속으로 0%대 상승에 머무는 수준이다.

해외 상황도 만만하지 않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장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 통화당국의 운신의 폭이 한층 좁아져서다.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미국이 만일 금리를 올리면 각국에 흩어져 있던 자금들이 빠져 나와 미국 시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금리가 현 상태로 동결 또는 인하 기조로 가면 미국 금리 인상 후 국내에 있던 외국계 자금들이 주식 등을 던진 후 나가버릴 수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유로존과 일본이 대규모 양적완화(돈 풀기)를 하고 있다는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일본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환율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위기 의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는 최근 주가가 폭락해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6월 들어서만 13% 넘게 빠진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르스가 확산되며 미약하나마 살아나고 있는 내수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사람이 몰리는 유통가에 인파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콘퍼런스, 공연 등은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내수 경기가 재차 둔화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고, 환율 영향 등으로 부진한 수출경기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리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록 위태로운 경제…추경 여부도 거론

한편,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뿐 아니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안기태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나 기업이 경기회복을 견인하기 어려워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경기회복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추경을 하더라도 올해 10조원 안팎의 세수 부족을 예상하면 추경이 세수부족을 완전히 상쇄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따라서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를 비롯한 통화정책 부양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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