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업체들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막 '세월호 쇼크'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던 유통업계는 메르스로 인해 또 다시 매출 감소가 일어나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눈치다.
특히 메르스 확진자 수가 수도권 지역뿐 아니라 충남, 부산 등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부 매장이 아닌 전국적으로 매출 감소가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일 것으로 보고 더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가 빠른 대처를 해주길 촉구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매출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전점 매출이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르스 주요 발생지역인 동탄점과 평택점 매출은 각각 21.5%, 19.7% 줄어들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동안 권선점·영통점 등 수원지역 4개 점포와 평택점의 매출신장률이 16.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점 매출 신장률도 14.7% 감소했지만 이는 메르스 보다는 지난해 6월 1일이 일요일로 요일 지수가 적용된데다 징검다리 연휴 영향 때문이라는 게 롯데마트 측의 설명이다.
백화점 업계 역시 지난 주말 메르스 직격타를 입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각 백화점별 매출은 롯데가 5.0%, 현대가 5.2%, 신세계가 9.9% 하락했다. 대목인 주말(6~7일)에는 롯데가 1.2%, 현대가 1.3%, 신세계가 10.5% 각각 매출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의외로 서울지역보다 지방상권의 메르스에 대한 반응이 더 민감한 것 같다"며 "지난 주말 부산 지역에도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 7일 하루 동안 부산본점 매출이 바로 11%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점도 전주 대비 매출이 10% 감소하고 대전점은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들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매출 타격이 더 클 것 같지만 메르스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지역 매장에서 매출이 올라 전체적으로 아직 영향이 크진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 아울렛 전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7.6% 상승했으며 특히 파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매출은 16.0%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르스 공포에 지난주 평일에 발길이 끊겼던 손님이 주말에 다시 몰린 것이다.
면세점 업계도 아직까지 메르스 여파가 크게 와닿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기자가 다녀온 소공동 롯데면세점만해도 여전히 관광객들이 각 매장마다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취소 여행객들이 많아지게 돼 점차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현장 위생 관리를 강화하며 고객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메르스 파장이 세월호 때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될수록 업계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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