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마친 황교안, 인준안 처리 여부 갈등

[채송무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가 총리 후보자로서의 적격 여부에 대해 전혀 다른 평가를 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주로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의혹과 사면 자문으로 불거진 사면 개입 의혹, 군 면제 의혹 등이 제기됐다. 후보자를 낙마에 이르게 할 정도의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지만, 야권은 지금까지 나온 의혹으로도 반대 이유는 충분하다고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황교안 후보자에 대해 별다른 흠결이 없는 만큼 11일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고,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처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근 지적되고 있는 메르스 관련 정부의 컨트롤타워 혼선과 관련해 국무총리 인준안이 빨리 마무리돼 신임 총리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가급적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인준안이 표결처리돼야 신임 총리가 메르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고, 국민도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다"며 "오늘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치고 나면 내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금요일 본회의에서 인준동의안을 표결처리하도록 야당이 대승적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은 전혀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에 대해 자료제출 거부에 전관예우 의혹, 사면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부적격' 입장을 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도부 회의에서 "황 후보자는 청문회 전부터 도마에 올랐던 병역 기피, 전관예우, 증여세 탈루 등에 대해 검증을 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불성실한 답변, 모르쇠 일관, 자료제출 거부가 그 전술로 보인다"며 "버티면 총리 취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보다 직접적이었다. 위원들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야당특위 위원들은 황후보자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국가적 과제를 헤쳐 나갈 국무총리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새정치민주연합이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하면서 총리 인준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이완구 전 총리 후보자 경우에서처럼 여권 단독 처리도 가능해 보인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지금 경과보고서 채택을 안하면 지난번 이완구 후보자 때와 같이 여당 단독으로 경과보고서 채택을 해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른다"며 "될 수 있으면 그런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여당 단독 처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야당이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국면에서 국무총리 인준안을 묶으려 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만큼 반대의견을 표방한 채 표결에 참여할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청문위원들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보고서 채택의 전제는 자료를 충실히 제출하고 검증한 이후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법적 기한 내 하도록 노력하는 것인데 이번 경우는 충분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청문보고서를 기한 내 채택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각자 당 내에서 이를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황교안 후보자 인준안 처리 여부를 놓고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지만, 이처럼 여야간 입장차가 커서 여야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