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보다 1천배 빠른 기가급 속도의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오는 2018년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20년 5G 시대를 활짝 열어간다는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5G는 초고속의 네트워크에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해 각종 영상서비스와 정보기기를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등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들을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빠른 속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전송 속도의 지연이 거의 없는 이른바 '초지연성' 등 첨단 기술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대를 맞는다.
이동통신사들의 5G 시대 준비를 향한 발걸음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주파수 대역을 묶에서 무선 네트워크 속도를 끌어올리는 주파수묶음(CA) 기술은 계속 발전해 세개 대역 주파수를 묶을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 여기에 기가급 와이파이를 묶어서 최대 1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기가 LTE'도 상용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네트워크 기반 기술들의 연구개발을 통해 유선 네트워크를 무선과 결합하고 기지국 장비의 커버리지난 수용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5G 기반 기술들의 개발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세계적 IT기업인 노키아와 '5G R&D 센터'를 열고 기가급 데이터 송수신 기술과 클라우드 가상화 기지국 등 5G 핵심기술 연구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5G는 결국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가능토록 하기 위한 네트워크로, 상상 이상의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빨라지는 발걸음' 우리나라 5G 테스트베드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LTE 네트워크가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통신장비 사업자들도 5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국내 이통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은 노키아와 손잡고 서울 강남에 위치한 노키아 코리아 본사에 '5G R&D 센터'를 열었다. 양사는 '5G R&D 센터'를 통해 기가급 데이터 송수신 기술과 클라우드 가상화 기지국 등 5G 핵심기술 연구 및 공동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양사는 'R&D 센터'의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연내 분당 SK텔레콤 종합기술원에 5G 기술 검증 및 시연을 위한 5G 네트워크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글로벌 장비업체가 우리나라 통신사와 함게 국내에 연구개발 공간을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5G 시대 실감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포함한 고품질·대용량 트래픽을 지연없이 전송하기 위해 5G 기술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2018년 5G 시범 서비스 시연을 위해 5G 기술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공동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KT도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장비 사업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달 직접 핀란드와 스웨덴으로 날아가 노키아와 에릭슨 본사를 방문해 협력을 강화했다. KT는 두 회사와 함께 연내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 '5G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황 회장은 "세계 최고의 통신장비 제조사인 노키아와 에릭슨과의 협력을 통해 5G 시대의 핵심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국민기업 KT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통3사-삼성전자, 전방위 협력
5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은 비단 이동통신사들뿐만 아니다.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모두 삼성전자와 함께 5G 시대의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삼성전자와 MOU를 맺고 함께 5G 선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삼성전자와 5G와 사물인터넷(IoT) 등 ICT 5대 핵심영역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특히 양사는 자사가 보유한 이동통신 역량을 바탕으로 5G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시설 투자도 함께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당시 양사는 최대 속도 7.5Gbps의 속도를 시연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KT 역시 삼성전자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KT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기가 LTE' 상용화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뒤에 삼성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이종망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 그 과실을 가장 먼저 수확했다.
이 외에도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eMBMS'라고 불리는 LTE 기반 동영상 동시전송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을 통해 KT 고객들은 대규모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등 관객 밀집지역에서도 데이터 이용료 없이 끊김없이 고품질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삼성전자와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5G 분야에 집중하기로 한 양사는 ▲5G 글로벌 주파수 대역 확보 ▲5G기술 공동 개발 추진 ▲5G 글로벌 표준화 추진 등 3대 협력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미리 만나는 5G 시대 '기가 LTE'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벌써부터 이동통신사들은 '기가급' 서비스를 준비하며 5G 시대의 바람몰이에 나섰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달 중순 LTE와 와이파이를 융합해 최대 1.17Gbps 속도(LTE의 15배)를 내는 '기가 LTE'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최대 75Mbps 속도의 LTE가 도입된지 5년만에 1Gbps 이상의 '손안의 기가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1.17Gbps 속도는 초고화질(UHD) 영화 1편(약 18GB)을 약 2분여(126초)만에, 초고음질 무손실(FLAC) 음원 100곡(약 3GB)도 약 21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에 해당한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은 "기가 LTE는 5G로 가는 단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기술"이라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속에서 LTE만으로 기가 시대를 열기는 벅찬 것이 사실인만큼 기가 와이파이나 기가 인터넷 등 이종망을 어떻게 무선에 융합시킬 수 있느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018년이면 어느 정도 5G에 대한 기술표준이 정해질텐데 1천배 이상 빠른 속도, 지연속도가 거의 없이 동시에 전송되는 기술들이 특징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가장 빠른 시간에 5G 네트워크를 구현할 것이고 이와 동시에 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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