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의 '함구령'에도 불구, 유 원내대표에 사퇴를 촉구하는 친박계와 이에 반대하는 비박계가 연일 충돌하는가 하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유 원내대표 거취 공방 속 욕설까지 오간 끝에 파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유 원내대표 거취 논란이 불거지자 김 대표는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해 왔다.
김 대표는 지난 30일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지금은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할 때"라며 "애당심을 갖고 당분간 언론 인터뷰를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날인 1일에는 최고위원, 중진의원들이 참석하는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통상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언론에 공개하는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조치는 당내 갈등이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함과 동시에 친박계와 비박계가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냉정한 판단을 하도록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 원내대표 사퇴 공방을 이어가며 곪을 대로 곪은 당내 갈등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고, 급기야 공식 석상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기에 이르렀다.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온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인의 자존심과 명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권의 안정"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해도 너무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김태호 최고위원이 재반박에 나서려 하자 김 대표는 "회의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항의했지만, 김 대표는 "마음대로 하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을 만류하던 한 참석자는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X새끼"라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날 '소동'에서 드러나듯 이번 사태로 인한 새누리당 내 갈등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모양새다. 당분간 갈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야기여서 김무성 대표가 추진하던 조용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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