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2000년대 최양락의 알까기가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 웃지 않는 참가자들이 진중한 모습으로 손가락으로 바둑알을 조준하는게 유머 포인트였다. 여기에 최양략의 입담이 버무려지면서 알까기는 대유행이었고 바둑돌도 더이상 어르신들만의 전유물로 남지 않게 됐다.
옆나라 일본에서도 이러한 알까기 요소를 탑재한 모바일 게임이 인기다. 몬스터를 손으로 당겨 적을 맞추는 이른바 슬링샷 게임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 유명한 '퍼즐앤드래곤'을 끌어내린 게임도 슬링샷 열풍을 불러일으킨 '몬스터 스트라이크'다.
구미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슬링샷 브레이브즈'도 이러한 슬링샷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를 위협하는 마족들을 섬멸하기 위한 '전설의 슬링샷'을 찾아내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 밋밋한 바둑알 대신 풀 3D 그래픽으로 연출한 멋들어진 판타지풍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화면 가운데 위치한 아군 캐릭터를 터치 후 뒤로 당겼다 놓으면 된다. 이때 캐릭터가 뻗어나가는 궤적이 미리 표시되기 때문에 한결 쉽게 적을 맞출 수 있다. 캐릭터를 당길 때 나는 효과음은 마치 새총을 쏘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바둑판 바깥으로 떨어진 바둑알을 잃는 알까기와 달리 이 게임은 정사각형 네 모서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캐릭터가 모서리에 닿을 경우 튕겨 나오게 되는데 이때 적에게 입히는 피해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모서리 말고도 인근에 위치한 아군 캐릭터에 닿아도 이러한 튕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때 '쓰리 쿠션'을 시도하듯 모서리를 튕긴 후 적의 배후를 공격하면 보다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왕년에 당구장 좀 들락거린 게이머라면 게임판이 당구대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외형과 효과가 각기 다른 무기들이 존재한다는 점도 이 게임의 재미 요소. 검을 장착하면 보다 많이 적을 타격할 수 있고 랜스의 경우 적들을 뚫고 지나간다. 이용자의 취향과 공략 전술에 따라 각기 다른 무기를 고르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랜스가 시원시원한 묘미가 있었다.
슬링샷 브레이브즈는 자동전투를 비롯해 획일화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에 질린 게이머라면 한 번쯤 내려받아 즐겨 볼만한 게임이다. 알까기의 추억을 잊지 못했거나 손맛을 중시하는 게이머도 이 게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게임이 국내에도 슬링샷 장르 열풍을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몬스터 스트라이크와 이를 따라한 모방작들은 국내 시장에서 참패했다. 알까기와 슬링샷은 미묘한 차이가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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