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내부 결정을 놓고 외부 전문위원회가 긴급 소집됐지만 찬반 결정 자체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위는 이번 국민연금 측 결정이 외부 심의 없이 자체적으로 이뤄진데 대한 절차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논의 결과 역시 파장 등을 우려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주주총회 이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성민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전문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삼성물산 합병건에 관한 판단 결정을 요청하지 않아 이는 심의 의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상 국민연금이 쟁점 많은 안건에 대한 의결권 결정 시 이의 심의를 외부 전문위에 맡겨 왔다는 점에서 이번 자체 결정 배경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이번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해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역시 지난 10일 공식 입장을 통해 "찬반 여부를 외부 전문위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성명을 내고 "이번 합병이 논란이 많은 만큼 국민연금은 의결권행사 전문위를 소집, 삼성물산 의결권 행사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가 이날 오전 긴급소집 돼 그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의결권 전문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요청이 아닌 경우 위원장의 요청이나 전문위원 3인 이상이 소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전문위원들의 요청에 의해 삼성물산 합병 등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위 결정 배경 등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한 찬반 여부에 심의가 따로 없었던 만큼 일단 앞서 국민연금 투자위의 합병 찬성 결정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이날 오전 7시30분에 시작된 회의가 6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전문위원간 이번 투자위 자체 결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성민 위원장은 "국민연금 측이 전문위에 판단을 요청하지 않은 절차적 사항에 대해 논의, 입장을 결정했다"며 "결정 내용은 주총 이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위의 이같은 결정을 놓고 절차상 이유로 투자위 결정 자체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이번 합병의 성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아왔다. 국민연금이 찬성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전문위 결정이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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