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과 관련 원세훈·이병호 등 전현직 국정원장과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중계한 나나테크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불법 해킹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외면하고 이 사안을 정쟁으로 만드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안 위원장은 "해킹을 통한 이번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정치공세가 아니라 정책적인 접근을 통해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우리가 요구한 7개 분야 30개 항목의 자료 요구에 대해 폭거, 범죄행위를 운운하며 정쟁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결코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이 검찰고발의 배경으로 지목한 점은 4가지다. 우선 국정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완강한 거부다. 이날까지도 해킹 프로그램의 구입내역과 사용기록 등 단 한 건의 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거가 인멸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과 함께 배석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나나테크 허모 대표 등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데 진작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검찰에 고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된 인적·물적 증거들을 효과적으로 보전하는 절차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이 해킹용 악성코드를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이 영장 없이는 사용자의 신원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검찰수사로 민간인 사찰여부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정원과 나나테크의 해킹 프로그램 도입 과정에서 정보통신망법과 통신비밀보호법 등 법 위반 소지가 뚜렷한 만큼 고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정원 직원의 갑작스런 자살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내부감찰 여부 등 자살 배경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소속 송호창 의원은 "검찰에 대한 고발장 접수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진상규명을 통해 국정원의 범죄혐의가 추가적으로 드러날 때마다 2차, 3차 당 차원에서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이병호 현 국정원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나나테크를 대상으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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