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국정원의 불법해킹 의혹이 대부분 소명됐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무런 의혹도 풀리지 않았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회 정보위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29일 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이 여러 언론을 통해 (국정원의 불법해킹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고) 강조한 얘기들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지도부 회의에서 "야당이 국정원을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겠다고 생각하니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원의 불법해킹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신 의원은 이같은 입장에 대해 "그날 정보위에서 (해킹을 총괄한) 죽은 임모 과장이 삭제한 파일들을 국정원이 100% 복구했다고 하지만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해킹 의혹과 관련된 100% 자료 복구가 가능하려면 해킹 프로그램이 도입된 2012년 1월부터 백업된 자료가 모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댓글사건 조사 과정에서 2013년 8월 국정원이 전산시스템 성능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이 알려지고 당시 일부 자료가 유실됐다는 점을 국정원 스스로도 인정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이 점 하나로도 해킹 프로그램 도입 이후 2년 가까운 분량의 자료가 없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100% 자료를 복구했다는 국정원의 입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당시 정보위에서 야당이 내국인 사찰용 회선으로 의심한 SK텔레콤 IP 3개에 대해서도 자체 실험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IP들이 해킹 실험을 위해 개설된 국정원의 휴대전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그 근거로 해킹 프로그램의 로그파일 기록상 이 휴대전화 번호와 접속 시간대가 일치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SK텔레콤 3개 회선에 대한 해킹은 지난 6월에 이뤄진 것"이라며 "고작 이것만으로 국정원이 4년 가까운 기간 동안 PC와 핸드폰에 대해 시도한 모든 해킹 의혹이 해명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주장대로면 결국 임모 과장은 아무 문제 없는 자료를 쉽게 복구할 수 있도록 딜리트(delete) 키를 눌러 지운 것"이라며 "도대체 왜 죽었다는지 의혹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여야는 국정원이 정보위에서 제안한 해킹 관련 기술간담회의 일정과 장소, 방식 등을 협의한다. 임모 과장의 자료삭제와 복구과정 등 의혹에 대해 국정원의 기술적 해명이 이뤄지는 자리다.
신 의원은 "디지털 자료 삭제 및 복구도 결국 하드디스크 원본 확인이 필요하다"며 "국정원에 대한 우리 당의 자료제출 요구를 두고 여야가 논쟁을 벌여온 것과 똑같은 과정이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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