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기국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데다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노동시장 개혁, 선거제도 개편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잦아들지 않는 해킹 의혹…노동시장 개혁도 '암초'
8월 임시국회의 운명을 쥐고 있는 가장 큰 쟁점은 국정원 해킹 의혹이다. 여야는 오는 6일 국정원에서 전문가가 참석하는 기술 간담회를 개최키로 합의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지적하며 불참 가능성을 시사, 간담회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사건의 현장 검증은 자료를 제공받아 최소한 한 달은 분석해야 의미가 있는데 우리 요구가 하나도 안 받아들여졌고 말 바꾼 게 나왔다"며 "이 정도 가지고 국정원에 가서 간담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일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회의를 열어 간담회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사실 확인은 관심 없고 오로지 정보기관을 정쟁화하려는 의도"(이장우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시장 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도 막이 올랐다. 새누리당은 이인제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를, 새정치민주연합은 추미애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노동·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각각 꾸리고 정책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당장 여야는 노동시장 개혁 논의 주체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양대 노총, 사용자 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임금피크제, 노동시장 유연화, 근로시간 단축 등 폭발력 강한 의제가 수두룩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산적한 쟁점에 8월 임시국회 빈 손?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와 관련,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 시한이 오는 13일로 바짝 다가왔지만 국회의원 정수(현재 300명) 유지 여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안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방미 중 "지역구 의원 수가 늘더라도 비례대표를 줄여 지금의 300석을 유지하는 게 우리 당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오는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이같은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기득권 정치를 고착화하는 무책임한 태도"(김영록 수석대변인)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8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계류 경제활성화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짜 민생법안'으로 규정하고 저지에 나선 상태다.
앞서 여야는 오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현재 결원 상태인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선출하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키로 합의했을 뿐 이외의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경우에도 오는 10일과 12일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현안보고를 위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을 뿐 다른 상임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여서 8월 임시국회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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