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0일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의원 체포동의안은 오는 11일 오후 3시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보고된다.
관건은 처리 시점이다. 새누리당은 박 의원 체포동의안을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법대로라면 박 의원 체포동의안은 12~14일 사이 표결해야 하지만, 14일이 임시공휴일인 만큼 늦어도 13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치자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8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해 만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복잡한 속내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데다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만큼 굳이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의원이 이날 "당에 누가 되고 있어 부끄럽다.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며 탈당 및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 같은 목소리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비리 의원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로 비쳐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일단 여야는 박 의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후 처리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 만약 여야가 처리 시한 내 표결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체포동의안은 자동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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