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다음카카오가 30대 CEO 체제로 탈바꿈하며 재도약을 노린다.
다음카카오는 10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서른다섯 살인 임지훈 대표 중심의 젊고 빠른 조직으로 혁신해 성장 정체에 빠진 회사를 재도약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는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 기획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뒤 지난 2012년부터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임 내정자는 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다음카카오 대표에 임명될 예정이다.
◆30대 중반 CEO 전격 발탁
이번 인사는 다음카카오와 케이큐브벤처스 직원들도 이날 오전까지 몰랐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직원들도 임지훈 내정자 선임 소식에 깜짝 놀라는 분위기"라며 "신임대표 내정에는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의 적극적인 제안과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임 내정자는 다음카카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과도 돈독한 인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카카오가 모바일 커머스 벤처기업인 로티플을 인수할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2억원을 투자 받았고, 이때 임지훈 대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투자 심사를 담당했던 주인공이다.
이듬해 김범수 의장은 벤처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하며 그동안 눈여겨 봐온 임씨를 회사 대표로 앉혔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설립 3년만에 총 52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국내 대표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로 자리매김했다.
임 내정자는 글로벌 1천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바일 게임 헬로히어로를 출시한 '핀콘'을 비롯해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하울링소프트 등 모바일 게임 신흥강자들과 키즈노트, 두나무, 디바인랩, 빙글 등 업계에서 맹활약하는 스타트업 상당수를 투자하며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은 지난 3월 케이큐브벤처를 다음카카오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임 내정자를 신뢰하고 있다"면서 "다음카카오의 CEO로 발탁한 것 역시 빠른 분석력과 의사결정에 대한 믿음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2 도약 위한 '충격요법'
다음카카오는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가 합병이후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초를 닦았지만 젊고 빠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 인물의 영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최세훈 공동대표는 이날 다음카카오의 보도자료를 통해 "임 내정자는 앞으로의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모바일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우 공동대표 역시 "무한한 가능성의 시기를 맞아 다음카카오가 최고의 인재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지훈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 되어 기분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현재 다음카카오 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03억5천200만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38.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액은 2천343억9천200만원으로 7.7% 줄었고, 순이익도 40.4% 감소했다.
증권시장에서는 향후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지만 경기침체와 모바일 시장의 경쟁상황을 감안하면 2분기 역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업계에서는 성장정체에 대한 책임을 최세훈, 이석우 대표에게 묻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다음카카오 측은 "만 35세의 젊은 임지훈 대표 내정자가 전격적으로 CEO에 발탁된 만큼, 당분간 최세훈, 이석우 대표가 옆에서 지원하고 조언하는 관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