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쟁에서 기존 야당이 주장하던 독일식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외에 일본식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등장해 주목된다.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은 선거제도는 현 제도를 유지하되 완전국민경선제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사표 문제와 지역주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의 빅딜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거부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선거제도 논의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중 독일식과 일본식 모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야당은 독일식인 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제는 전국을 5~6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의 인구 비례에 따라 국회의원 의석을 할당한 후 권역에서의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해당 권역의 의석수를 정하는 것이다.
정당 득표율에 따른 할당 의석수를 지역구 선거의 승리자를 포함해 비례대표 배분으로 맞추는 형식으로 국민의 표심이 가장 충실하게 의석수로 반영되는 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재 의석 비율 (지역구 246: 비례대표:54)의 형태를 그대로 둔 채 연동형 비례제의 형식 도입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제도는 최소한 지역구 의석과 비례 의석의 비율이 2:1이 돼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현 의석수 유지 주장은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에 따른 고육지책의 성격인 것이다.
◆표심 충실 반영 '연동형' vs 의원정수 변동 없는 '병립형'
반면 일본식인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새로 나왔다.
국회의장의 자문기구인 선거제도 개혁국민자문기구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전국을 5~6개의 권역으로 나누되 정당의 권역별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을 54개 비례대표에 한정짓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 의원정수를 늘리기 어려운 우리 현실에 맞출 수 있고, 새누리당이 취약한 호남 진출과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취약한 영남 진출을 이룰 수 있지만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은 독일식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의석수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한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주관 토론회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석패율제를 주장했다.
이는 전국을 6대 권역으로 나뉘어 권역별 비례대표 명부를 작성해 54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국민자문기구 안과 같다. 그러나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국민자문기구의 안과는 달리 하 의원의 방식은 전국 단위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받은 비례대표 의석을 6대 권역에 인구 비례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지역구 출마 후보들을 각 당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비례대표 명부에 석패율 후보로 등록할 수 있게 해 지역주의 완화도 꾀한다.
하 의원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로 각 정당에 의석을 배분할 경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자기 당 강세 지역인 영남과 호남에서는 지역구에 이어 비례대표까지 과반 의석을 싹쓸이하게 될 것"이라며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 석패율제를 19대 총선에 적용한 결과 새정치연합은 영남에서 7석,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3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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