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국회법 거부권 파동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매설 사건 관련,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뢰가 터진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이 경원선 기공식에 직접 참석하고 통일부에서는 북한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이 부적절해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합참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한 것이 혹독한 대가의 전부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이 "전부라고 말씀드린 게 아니라 우선적인 조치라는 답변을 드린다.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놓고 이제껏 확성기 방송 재개한 것 말고는 생각 중이라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우선적인 조치를 뭘 했느냐. 확성기 방송 재개를 혹독한 대가라고 생각할 국민이 있느냐. 누가 그렇게 인정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추가적인 대응 조치와 관련해 "시기와 방법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다려보라"며 다소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던 한 장관은 유 의원의 계속되는 추궁에 "검토하고 있다.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유 의원은 또 "지난 4일 오전 사고가 났는데 48시간이 지나 합동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그 사이 박 대통령이 경원선 기공식에 참석하고 이희호 여사가 평양에 방문하고 우리 정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한에 제안하는 세 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사고 직후 현지 조사단이 4~5일 이틀에 걸쳐 조사했고 4일 늦게 북한의 목함지뢰에 의한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확인했으며 그런 사실이 보고됐다"고 반박했지만 이는 '자충수'가 됐다.
유 의원은 "그랬는데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장관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와 통일부 사이에 서로 전화 한 통도 안 하는 것이냐"라며 "4일날 북한군이 지뢰 도발을 해 하사 두 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그 다음날 통일부 장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고, 이거 좀 정신 나간 상황 아니냐"고 질타했다.
나아가 유 의원은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뭐하는 사람들이냐"라며 "NSC가 8일에서야 열려 보복할 시점도 다 놓친 것"이라고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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