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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쇼크, 국내 산업계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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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유통 희비교차, 전자는 제한적이나 가격경쟁 우려

[산업팀]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국내외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율 전쟁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당장 자동차 등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경우 위안화 약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 등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

그러나 국내 산업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위안화 하락은 가격 경쟁력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효과와 파장 등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12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 고시환율(6.2298위안)보다 1.62% 하락한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앞서도 11일 위안화를 1.86% 가량 내리는 등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달러와 위안화를 둘러싼 환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에는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로서는 이에 따른 유불리를 검토해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우리 정부는 중간재 수출 등 측면에서 위안화 절하가 우리 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인 만큼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당장 완제품의 경우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중국 수출이 위축될 수 있고 중국 관광객의 국내 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여행, 면세점, 유통 업종은 그 영향권 안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종의 수혜는 물론 부품 등 IT 업종도 제한적이나마 위안화 약세에 따른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 다만 중국 현지 업체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車업계, 위안화 절하로 판매 확대 등 기대◆

자동차업계는 이번 위안화 절하에 따른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경우. 이는 위안화 절하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 또 중국 내수 진작에 따른 판매 확대 등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대부분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동차업계는 중국에서의 부진을 우호적인 환율환경으로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위안화 절하는 중기적으로 중국 내수관련 경기부양책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자동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역시 위안화 절하에 따른 중국 소비 활성화에 기대를 갖는 눈치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한 판매량이 높기 때문에 당장 환율 변화에 따른 수혜가 크지 않더라도 내수 시장 회복에 따른 판매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 생산 판매 대수는 180만대에 이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자동차 판매가 촉진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중국 수출 물량은 미미하고, 현지 생산·판매 비중이 높다"며 "환율 변화로 인한 영향보다는 중국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현지 공장이 없는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중국 수출 물량이 1만대 이하여서 위안하 절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업계 영향 제한적…중저가 경쟁은 심화될 듯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전자 업계는 위안화 약세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이나 LG 등 국내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미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중저가 시장을 둘러싼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번 위안화 절하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애플이 타격을, 샤오미 등 현지업체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고가의 커브드 LCD 등을 제외한 일반 TV 등 중저가 제품 전반에는 중국업체와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환율 여파를 최소화 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등 강화등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은 변동이 심해 따로 전략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제품, 신모델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중장기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쪽에 중심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중국 매출 비중이 5%선으로 높지 않아 이번 절하 조치에 따른 여파 보다 각국 환율 정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품 업체의 경우 위안화 약세에 따른 단가 상승 등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 그러나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그만큼 내수 경기가 위축됐다는 것인 만큼 IT 수요 위축 등으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가 국내 부품 업체 등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시황 자체가 좋지 않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기 위축으로 IT업체의 수요가 강하지 않아 스마트폰 PC TV 관련 부품 성장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경우 달러 베이스 거래가 많다는 점도 이번 위안화 절하 등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 유통업계, 요우커 방문 감소 등 위축 우려

유통업계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백화점, 면세점, 여행업체 등을 중심으로 '위안화 쇼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구매력이 떨어진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5월 말부터 이어졌던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던 면세점 업계는 이번에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이어지자 시름이 더 깊어진 상황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매출의 60~70% 이상을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위안화 절하로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전년보다 40% 감소했다"며 "8월 말이나 9월 초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유입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위안화 쇼크가 터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엔화 평가절하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던 적이 있어 이번에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화장품업계는 이번 일로 중국 내 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커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에선 중국인 관광객 방문 감소로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의 국내 소비가 늘면서 자연스레 수출 물량도 늘어 실적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패션업계 역시 위안화 약세로 인한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나 베이직하우스 등 몇 군데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우리 역시 대부분의 제품이 동남아 공장에서 만들어져 중국에 수출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식음료업계는 결제통화를 달러로 하고 있어 위안화 평가절하가 수출이나 수입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부분의 업체들이 국산 제품을 수출하기 보다 현지 공장을 통해 생산,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중국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매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당, 원맥, 대두, 옥수수 등 곡물 수입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나 해외 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당장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미미하다"며 "다만 위안화 절하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고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원재료 구매 등에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 산업팀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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