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북한의 포격 도발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대외 악재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친 코스피는 올 들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 오후 4시께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는 경기도 연천 육군 부대에 로켓포로 추정되는 화기 공격을 했다. 이에 우리 군도 대응사격하고, 서부전선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는 등 남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대북 리스크에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21일 오전 9시3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0%(36.38포인트) 떨어진 1878.6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3.21% 약세다.
원화 가치는 소폭 하락해, 원/달러 환율은 0.27%(3.25원) 오른 1188.35원에 거래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및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던 상황이어서 충격이 더하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 관련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국내 증시는 단기 급락 후 곧 회복세를 보였다며, 북한 리스크는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당시 국내증시는 0.3% 하락한 뒤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일에도 증시가 3.4% 하락 후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 서해안 해상사격 때에는 사건 발행 당일 주가가 오히려 0.2% 올랐다.
삼성증권 김용구 애널리스트는 "과거 10차례 주요 대북위기 당시 금융시장 반응을 보면 증시엔 영향이 미미했고 외환시장에선 소폭의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사태 초기의 부정적 영향 역시도, 이후 사태 추이와 궤를 같이하며 안정화 행보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증시 전반에 선반영된 재료"라며 "그 파장이 전면전이나 극단적 대치상태로 확대되는 것이 아닌 이상에는 추가적 시장 충격은 일정수준에서 제한됐다"고 풀이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애널리스트도 "주가 하락폭은 북한 리스크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번 포격의 영향력이 김정일 사망이나 1차 핵실험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북한 리스크에 따른 충격으로 각 업종의 주가도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으나 업종 지수 역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북한 악재를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정부도 북한 도발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북한 포격 도발과 관련한 '긴급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정부는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북한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단기에 그치고 그 크기도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에서 "북한 포격 등의 이슈는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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