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세계 가전 및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차기 전략은 사물인터넷(IoT)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 IFA 2015는 이같은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아울러 TV 화질 경쟁에서는 삼성 진영이 주도해온 퀀텀닷(QD)가 시들해진 반면 '마이웨이'를 고수해온 LG측 OLED TV 전략이 연합군 결성 등으로 좀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삼성 사물인텉넷(IoT)에 올인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생명과의 조화'를 강조하며 사물인터넷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운 숙면 유도 기기 '슬립센스'를 대표 상품으로 선보였다.
슬립센스는 사용자의 수면 도중 맥막과 호흡, 움직임을 측정해 그 결과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수면 시간을 측정하는 것 외에도 수면 중 뒤척임 등 수면의 질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또 수면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맥박이나 호흡 발생 여부 등도 알려줘 사용자가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TV부터 에어컨, 오디오 등의 가전 기기와 연동하면 사용자의 수면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전원을 끄거나 음량을 줄여주고, 수면에 적당한 온도도 스스로 조정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기기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허브'가 필요한데, 삼성전자가 IFA에서 주요 IoT 전략으로 내세운 개방형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가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 전시관에 마련한 IoT 존을 통해 여러 가전 기기를 연동해 일상의 편의성을 주는 미래 IoT 비전을 제시했다.
예컨대 아침이 되면 TV가 스스로 뉴스채널을 틀어 소식을 전해주고, 그날의 날씨와 교통정보 등 유용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퇴근 후 집안에 들어서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TV와 오디오가 즐겨보는 채널이나 자주 듣는 음악을 틀어준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작동해 집안 온도를 낮춰주고, TV를 시청하는 동안에도 정보창으로 부재중 전화나 세탁기의 세탁완료 정보를 제공한다.
IoT를 통해 모든 가전 기기가 스스로 서로 연동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사장은 "내년이면 IoT가 생활전반으로 본격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개방형 플랫폼을 활용해 협력사들과 함께 시장을 키우고, 소비자에게 이점을 줄 수 있는 IoT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OLED'에 올인한 LG전자, IoT에도 눈길
LG전자는 IFA에서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기술을 적용한 신형 '올레드(OLED) TV'를 공개, LCD 디스플레이를 뛰어넘는 OLED 화질을 집중 강조했다.
앞서 전시회에 이목을 끌었던 퀀텀닷(QD) TV는 이렇다할 신제품이 없는 가운데 OLED는 LG전자를 비롯한 파나소닉, 중국업체들이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LG전자는 전시부스 천장에 총 64대의 OLED TV를 이용한 미디어 월을 구성, 구조적인 기술력의 차이를 강조하면 LCD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춘 블랙 색상 표현력을 과시했다.
반대로 LCD가 밝은 영역의 색상을 표현하는데 강점을 가진 만큼 HDR 기술을 통해 밝은 영역의 색표현력도 보완해 퀀텀닷 LCD TV와의 화질 격차를 자신했다.
HDR 기술은 복수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이를 합성해 명암비를 보정, 밝은 부분은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주는 기술이다.
LG전자는 "OLED는 어두운 곳부터 밝은 영역까지 HDR을 다 표현할 수 있지만, LCD는 어두운 곳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LCD는 블랙 표현력이 최대 0.1~0.3니트(nit, 밝기의 단위) 정도지만 OLED는 0.008nit까지 표현할 수 있어 같은 밝기라도 OLED가 더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OLED TV 대중화를 위해 현재 파나소닉·TCL·스카이워스·하이센스·창홍 등으로 구성된 OLED 연합체 '올레드 얼라이언스'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OLED TV 출시를 원하는 주요 세트업체에 LG디스플레이가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해 OLED TV 시장을 확대하고, 주요 콘텐츠 공급 및 유통업체와 올레드 얼라이언스에서 OLED 기술표준을 구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질좋은 OLED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것.
권봉석 LG전자 홈 엔터테인먼트(HE) 본부장은 "LG전자 단독으로 할 때보다는 얼라이언스를 통해 OLED의 여러가지 화질 구현 방식들을 정할 수 있다"며, "앞으로 OLED의 화질을 통일되게 정하는 활동들을 펼칠 계획으로, 연말이나 내년 CES에서는 얼라이언스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같이 IoT 시장 선점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IoT의 핵심이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제조사·브랜드에 상관없이 모든 가전을 하나로 연동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IFA에서도 전략 IoT 기기인 '스마트씽큐 센서'를 첫 공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마트씽큐 센서는 지름이 약 4cm인 원형 모양의 탈부착형 장치로 이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기존 가전제품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작동 상태를 알수 있고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범용성과 연결성을 앞세워 IoT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준 셈.
조성진 LG전자 홈 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은 "LG전자의 키워드는 일반 제품도 스마트씽큐 센서를 붙이면 연결이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어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스마트 가전은 기기간의 연결성을 더욱 강화, 스마트홈 시대를 더 앞당겨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제품은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베를린(독일)=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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