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7일 총선 공천과 경선룰에 관련된 혁신안을 발표해 야당 계파 갈등에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혁신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돼 가는 상황에서 비주류들은 혁신이 실패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그 선봉에 서 있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당 내부의 부조리와 윤리 의식 고갈, 폐쇄적 문화, 패권주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해왔다"고 문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당내 기득권에 막혀 금기시했던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걸음이고 육참골단(肉斬骨斷)의 혁신"이라면서 "육참골단이 정풍운동이고 야당 바로세우기"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풍운동의 방향으로 ▲낡은 진보의 청산 ▲당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을 제시했다.
정풍운동은 중국 공산당의 당원을 교육하고, 당조직을 정돈하며, 당의 기풍을 쇄신하는 삼풍정돈을 어원으로 하는데 지난 2000년 새천년 민주당 당시 이른바 천·신·정으로 칭해졌던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 신기남 의원이 당시 정권 실세였던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의 2선 후퇴를 이끌어낸 부분도 지칭해 현 문재인 대표 체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을 위해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만나 논의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자신의 발언을 계파 갈등으로 비춰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최근 활동에 힘입어 비주류의 공세는 점차 강화되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의 정면 충돌도 가능한 상황이다.
혁신위원회의 조국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 전 대표의 발언에 "국민이 공천혁신안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이 맞지만 정당과 정치인은 공정한 공천룰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좋은 후보를 국민 앞에 내놓을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안 의원은 당 혁신의 본질이 제도 개선이 아니라 낡은 인식과 행태, 문화와 같은 체질을 개혁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전자와 후자는 대립항이 아니다"면서 "안 의원이 혁신안 이전의 제도를 유지하면서 체질 개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해주면 즉각 채택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호평도 나왔다. 범주류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안 의원의 발언은 다른 비판과 구분돼야 한다"며 "안 의원은 (다른 비주류 의원들과 달리) 구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언지를 했다. 다른 좋은 혁신적 내용들이 뒤이어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총선을 문재인 대표 체제로 치르기 어렵다는 비주류 의원들의 인식은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비주류 대표 격인 박지원 의원도 지난 5일 무안에서 열린 전남도당 주최 행사에서 "분당해서 잘 된 사람 하나 없고, 통합과 단결만이 살 길이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모색해야 하며, 그 길을 이제 문 대표가 선택해야 할 때"라고 문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같이 높아지고 있는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은 혁신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9월 중순경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7일에는 혁신위의 개혁안 중 핵심인 공천과 경선룰이 발표된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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