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폭스바겐그룹이 미국에서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눈속임'을 한 혐의로 약 48만대의 리콜 명령을 받은 가운데, 한국 정부도 해당 차량의 연비를 재조사하기로 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승용차 연비를 다시 조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 승용차에서 차량검사시 배출가스 정보를 조작하는 자동차 소트프웨어가 발견됐다며 리콜 조치를 결정했다. 리콜 대상은 폭스바겐 '골프', '제타', '비틀'과 아우디 'A3' 등 48만대다.
이에 환경부는 해당 3개 차종의 배출가스를 검증할 계획을 밝혔고, 국토부도 폭스바겐 차종에 대한 자기인증적합조사 및 이미 연비 조사를 통과한 아우디 A3와 A7의 연비 재조사를 결정했다.
이처럼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 사태가 확산되면서 수입차 업계는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8%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폭스바겐의 리콜사태는 지난 2009년~2011년 도요타 리콜 사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보인다"면서 "도요타는 2009년 첫 번째 리콜로 미국 시장 점유율이 18.1%에서 15.1%로 감소했고, 조사 과정에서 추가 결함이 드러나면서 2011년 2분기에 11.6%까지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도요타 리콜 사태 등의 전례를 봤을 때 폭스바겐 그룹도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차의 위상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즉각적인 조사 착수 및 폭스바겐의 지체없는 리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연비 조작 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문제에 대해 한·EU FTA 통상문제 등을 우려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폭스바겐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 한 조작행위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되면, 최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정부의 조사와 제재와 상관없이 자체적인 리콜을 실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폭스바겐의 불법행위가 명확히 입증되면, 피해 소비자를 모집해 집단적인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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