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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김무성, '공천 주도권' 정면 충돌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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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공방 본질은 공천권…총선 가까워올수록 격화 불가피

[윤미숙기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은 당내 특별기구 구성을 통한 추가 논의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불거진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대립은 여권 전체에 미묘한 파장을 남겼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잠정 합의를 놓고 친박계가 반발하자 30일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등을 통해 설득에 나섰다. 다만 "단순한 기법 상 문제"라며 "청와대와 상의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도 "당내 문제인데 청와대와 협의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공천은 당내 문제로, 대통령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 직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역선택 ▲2%에 불과한 응답률 ▲과다한 선거 관리 비용 ▲내부적 절차 없이 이뤄진 졸속 협상 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가 당내 공천 갈등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자신의 발언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그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당초 "정치권에서 오가는 문제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민경욱 대변인)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가 불과 몇 시간 뒤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청와대와 상의할 일 아니다"라는 김 대표의 언급이 가뜩이나 불편한 청와대의 심기를 자극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관련 당내 여론 수렴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에서 이야기한 5가지 중 다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여론조사 응답률 2% 한 가지만 맞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나아가 김 대표는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느냐. 오늘까지만 참겠다"고도 했다. 당시 김 대표는 매우 격앙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친박계 의원이 '김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에 대해 사과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전언에 대해서도 "사과를 왜 해. 어떤 X이 그런 표현을 했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김 대표와 청와대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실효성을 놓고 종일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그러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표면적인 것일 뿐 사실상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총선에서 적절한 공천 몫을 확보하려는 청와대와 청와대의 '입김'을 배제하려는 김 대표의 전면전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결국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양측의 갈등은 격화될 수밖에 없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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