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과 관련,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개 회의에서 충돌했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 최고위원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 목요일 최고위원회의 때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몇 가지 이야기한 게 있는데 이해가 안 되셨는지 모르겠는데 다시 한 번 말해야겠다"며 김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략공천은 수용할 수 없지만 당헌·당규에 있는 우선추천은 실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점을 문제 삼아 "당헌·당규에 있는 것을 대표가 떡 주무르듯 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말을 했는데 이 말은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거듭 말하지만 국민공천에 반대한 사람이 없다. 전략공천을 말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 최고위원 중에 아무도 없다"며 "그런데 우선추천제를 시혜하듯 고려하겠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정개특위에서 안심번호가 논의됐다고 최고위에 보고한 사람이 있느냐. 우리는 안심번호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 안심번호에 대해 아는 것은 오로지 김 대표와 몇 명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 번 (문 대표와의) 회담도 최고위원들에게 이야기했어야지 왜 일개 청와대 수석과 이야기하느냐"면서 "(김 대표가) 이런 쓸데없는 문제를 부각시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는데 저는 이제 더 이상 용서하지 않겠다. 개인이 마음대로 하는 것에 제가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제 한 기자의 질문에 당헌·당규대로 하면 싸울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고, 지난해 2월 당헌·당규가 개정됐는데 전략공천의 폐해를 경험했기에 이를 없애고 정치적 소수자나 우리 당 취약 지역에 우선 공천을 할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이 언론사에 보도된 것까지 제가 책임질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다시 말하지만 당헌·당규대로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미 여러 과정을 거쳐 당론으로 정해진 상향식 공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국민공천제만 지켜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그간 여러 번에 걸쳐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비공개 발언을 구분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 아쉽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자신을 비판한 서 최고위원에 불쾌감을 표했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공개, 비공개를 구분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김 대표도 '언론 플레이'를 너무 자주 한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가 "그 이야기는 그만합시다"라고 만류했지만, 서 최고위원은 "조심하라. 앞으로 그렇게 하면 당이 어려워진다"면서 "자기는 할 말 다 해놓고 우리보고는 하지 말라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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