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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남남된 넥슨-엔씨소프트 '얻고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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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엔화로는 투자 이득…엔씨는 경영권 회복 성과

[문영수기자]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두고 극한 대립각을 세웠던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분쟁 9월만에 갈라서기로 했다.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15.08%)을 매각하면서 지분으로 얽혔던 양사 관계가 공식적으로 청산된 것이다.

그동안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넥슨과 엔씨소프트간의 관계가 경쟁 체제로 재편되면서 이후 나타날 두 회사의 변화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년 만에 남남된 넥슨과 엔씨소프트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보유 지분 전량(15.08%)을 시간 외 대량거래(블록딜)로 매각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주당 18만3천 원, 총 거래 규모는 약 6천51억 원에 이른다. 지난 2012년 6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한지 약 3년여 만이다.

넥슨의 지분 매각으로 엔씨소프트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입한 주체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표면적으로는 김택진 대표 측이 사실상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적으로는 지분 12.2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지만, 이번에 김택진 대표가 44만 주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기존 9.98%에서 11.99%로 지분율이 상승했고 우호지분까지 고려할 경우 12.40%로 국민연금을 앞서기 때문이다. 8.9%의 지분으로 4대 주주였던 넷마블게임즈(8.9%)는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넥슨이 내놓은 엔씨소프트 지분을 누가 매입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이중 44만 주를 추가 취득했다는 사실을 발표했을 뿐 나머지 290만여 주의 자취는 아직까지 묘연하기 때문이다.

공시법상 5% 이상 지분을 취득하지 않는 투자자는 공시 의무가 없다. 반대로 5% 이상 엔씨소프트 지분을 취득한 투자자는 5영업일 내로 공시해야 한다. 이르면 20일에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취득한 투자자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게임업계에서는 기관 투자가들을 비롯해 텐센트 등 중국의 '큰손'들이 들어오지 않았겠냐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넥슨 무엇을 얻고 잃었나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한지 불과 3년여 만에 이를 전량 매각한 넥슨은 그동안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도 관심사다.

넥슨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62억 엔의 이익이 예상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번 주식 매각가는 주당 18만3천 원으로, 지난 2012년 6월 8일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입한 주당 26만8천 원과 비교해 31% 하락한 금액이지만 2012년 대비 엔화 대비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약 538억 엔에 샀던 엔씨소프트 지분을 약 600억 엔에 매각했다는 얘기다. 2012년 6월 8일 100엔당 1천482원이었던 환율은 2015년 10월 15일 100엔당 952.66원까지 하락한 상황.

이같은 투자 이익을 제외하면 넥슨이 무엇을 얻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목적으로 알려진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는 수포로 돌아갔고, 엔씨소프트와의 협업 또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마비노기2'의 공동개발을 시도했으나 확연히 다른 개발 문화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급기야 넥슨은 올해 초 엔씨소프트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영 참여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15.08%지분을 최대 주주라는 이점을 적극 활용하려 했던 넥슨에 맞서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8.9%를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에 매각, 넥슨보다 지분 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넥슨 측은 "엔씨소프트 주식에 투자한 후 3년이 경과했으나 의미있는 시너지 효과가 실현되지 않았다"며 "넥슨은 주주 가치와 자본 효율성 개선이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엔씨소프트와는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택진 대표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회복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지분 청산과 더불어 김택진 대표 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해 한시름 덜게 됐다.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는 이번 김택진 대표의 주식 추가 매입 이유에 대해 "기업가치 향상에 전념하기 위한 책임경영 강화가 목적"이라며 "앞으로 넥슨과는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어 가는 두 기둥으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볼때 12.40% 지분을 보유한 김택진 대표와 우호세력은 12.22%의 국민연금을 근소하게 따돌리며 엔씨소프트 최대 주주의 자리에 오른 상황이다. 아직 넥슨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주체가 어디인지 불분명하나, 시간 외 대량매매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분산된다는 특성상, 이같은 지분 구도는 향후에도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이번 지분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의 대주주이자 특수관계인인 넷마블게임즈가 이번 거래에 참여했을 경우 공시법상 즉각 공시 의무를 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블록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론 엔씨소프트에게도 걱정거리는 잔존해 있다. 김택진 대표 개인 지분만 놓고보면 11.99%로 국민연금(12.22%)에 밀리는데다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사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택진 대표가 44만 주만 취득해도 경영권 방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매물로 내놓은 자사 주식을 어느 투자자가 매입했는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공시법상 기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매입하지 않는 이상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가 있다면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회사 임직원들은 큰 동요없이 평상시와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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