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애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단의 22일 5인 회동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5인 회동은 청와대에서 오후 3시부터 4시 48분까지 약 1시간 48분여 간 진행됐는데 이중 30여분을 역사교과서 논쟁에 소요하면서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건 문 대표였다. 이후 한마디씩 차례대로 발언 후 박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4인의 토론이 벌어졌다
문 대표는 "국민들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친일미화, 독재미화 교과서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적으로도 정상적으로 발전된 나라에서는 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상식도, 유엔도 반대한다"고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는 것에 안타깝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되받았다.
김 대표도 "아직 집필진이 구성도 되지 않은 교과서에 대해 그런 주장하지 말라"며 "지금까지 많이 참아왔는데 이제 그만 하라"고 문 대표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지금 집필을 거부하겠다는 90%의 역사학자를 뺀 나머지가 바로 교과서포럼, 즉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만든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미 국정교과서의 내용이 거의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후 박 대통령을 제외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논쟁이 30분 넘게 지속되자 김 대표가 "역사교과서는 국사편찬위원회와 전문가에게 맡기고 여야 정치권은 국회에 산적한 민생현안과 각종 법안처리에 힘을 쏟자"며 의제를 전환하며 마무리 됐다.
이날 회동 직후 국회로 돌아온 문 대표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역사교과서 집필자들과 역사학자들 대부분이 좌파라는 생각을 갖고, 역사교과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태어난 것이 부끄러운 나라인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는 완고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역사인식은 상식과 너무나 동떨어져서 거대한 절벽을 마주하는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 역시 "현재 교과서를 해석이 다르고 해법이 다르고 또 법안에 대해서 서로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저도 비슷한 것을 느꼈다"라면서도 "우린 여당이기 때문에 이를 풀어야 할 책임이 있다. 계속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양당 원내대표도 이날 저녁 각각 진행한 브리핑에서는 "인식을 크게 좁히지 못했다"(원유철 원내대표), "큰 벽을 느꼈다"(이종걸 원내대표) 등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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