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2015년이 석 달도 안 남은 가운데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스마트폰의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5인치 이상 화면의 패블릿 대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패블릿은 화면이 커 동영상을 감상하는데 적합하다. 여기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향상돼 큰 화면에도 슬림한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패블릿은 사용성면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에 5.7인치 대화면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도 지난해에 이어 5.5인치 플러스(+) 모델을 출시했다. 화웨이나 레노버같은 중국 제조사는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하는 중저가 대화면폰을 선보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전체 스마트폰에서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15.4%에서 2014년 33.6%에서 올해 35.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단순히 전화로 사용하기 보다 멀티미디어 감상기기로 활용하면서, 화면이 큰 스마트폰의 선호도가 높여졌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최근엔 스마트폰을 전화보다 콘텐츠 감상용으로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 양상때문에 패블릿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삼성·애플 대화면 쟁탈전···LG도 가세
올해 패블릿 경쟁은 삼성전자가 예상 보다 한 달 가량 빨리 '갤럭시노트5'를 출시하며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5.7인치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를 출시했고, 이와함께 결제서비스 '삼성페이'도 개시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노트'시리즈만 출시했지만 이번엔 '엣지+'까지 두 종류를 선보였다. 둔화된 스마트폰 성적을 하반기 패블릿 라인업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시리즈에서 선보인 엣지 디자인, 메탈과 글라스 소재 등이 호평받으면서 이를 갤럭시노트5에도 적용했다.
갤럭시노트5는 갤럭시S6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얇은 베젤과 후면 곡면 디자인으로 그립감을 높였다. 갤럭시S6엣지처럼 엣지 디스플레이까지 적용된 형태는 아니지만, 뒷면을 곡면 처리한 엣지 디자인을 이식했다. 또 갤럭시S6처럼 테두리는 메탈, 뒷면은 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세련된 느낌을 더 했다.
갤럭시S6엣지+는 지난 4월 출시됐던 갤럭시S6엣지(5.1인치) 화면을 키운 폰이다. 전면 양 측면이 휘어진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 두 스마트폰에 '삼성페이'를 기본탑재했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지원해, 마그네틱 결제기에 폰을 갖대대기만 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삼성페이는 두 달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을 정도로 삼성의 대표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5.5인치 플러스(+)모델을 도입해 승승장구한만큼, 올해도 아이폰6S플러스를 출시하며 패블릿에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은 아이폰6S 시리즈에 3D 터치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이 애플워치나 맥북 신모델에 도입한 강압식 센서 방식의 터치 기술을 보다 발전시킨 것이다. 기존의 터치 입력을 톡 치는 것(탭)과 누르기(프레스)의 2단계로 구분했다면 3D 터치 기술은 이를 톡 치는 것과 누르기, 더 강하게 누르기의 3단계로 더 섬세하게 인식한다.
3D 터치 기술은 3차원 인식으로 기존 2D 포스터치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터치 강도에 따라 섬세하게 동작하는 사용자 환경(UI)을 구현할 수 있다.
아이폰6와 6S플러스는 지난달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출시했고 이달 23일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LG전자도 지난 8일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 'V10'을 국내에 출시했고, 다음달엔 미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V10은 듀얼카메라와 세컨드스크린(보조화면)을 특징으로 한다.'V10'에는 디스플레이 상단 오른쪽에 작은 직사각형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올려져 있어 실제로는 디스플레이 한 장이지만 5.7인치 QHD 메인 디스플레이와 세컨드 스크린이 독립적으로 작동, 마치 두개의 화면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세컨드 스크린은 메인 화면이 꺼져 있어도 날씨, 시간, 요일, 날짜, 배터리 상태 등의 기본 정보는 물론, 문자, SNS 등의 알림 정보를 24시간 표시해주는 '올웨이즈온(Always-on)'기능을 지원한다.
또 스마트폰 사용 중 전화나 문자가 오면 세컨드 스크린에 정보 를 표시해줘 사용중인 화면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볼 수 있다. 멀티태스킹도 지원해 사용자가 세컨드 스크린에 자주 쓰는 앱을 등록해 두면 원하는 앱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
V10은 전면에 각각 120도와 80도의 화각을 지닌 두 개의 500만 화소 카메라도 탑재했다. 센서와 렌즈가 두개 달린 듀얼카메라를 적용한 것. 120도 광각 카메라는 같은 거리에서 더 넓은 영역을 사진 에 담을 수 있어 셀카봉이 없어도 7~8명의 인원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V10은 폰 측면에 메탈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고, 뒷면은 실리콘 소재를 채용해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그립감을 높였다.
◆中 제조사들 가성비 앞세워 시장 공세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는 구글과 손잡고 넥서스폰을 선보였으며, 레노버는 태블릿에 가까운 6.8인치 대화면폰을 출시했다.
화웨이는 연내 국내에 5.7인치 넥서스6P를 출시할 예정이다. 넥서스6P는 LG전자가 만든 넥서스5X와 함께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6.0 '마시멜로'가 처음 적용된 레퍼런스 폰이다.
레노버는 지난 20일 6.8인치 '팹플러스' 판매를 시작했다. 팹플러스는 화면 크기는 크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메탈을 측면과 뒷면 모두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넥스트 스마트폰으로 평가받던 태블릿이 스마트폰의 대체재가 되지 못하면서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한국은 패블릿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라, 제조사들의 패블릿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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