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중대 기로가 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27일 열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386조7천억 원에 달하는 2016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시한 내 처리와 경제활성화 법안 등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쟁점사항인 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여야 대표단과의 5자 회동에서 교과서 국정화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만큼 시정연설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5자회동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됐다"면서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 여당 지도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만큼 여론에서는 불리한 상황이 지속 발생하는 상황. 청와대와 여당이 모두 지지율 하락까지 겪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학부모와 기성세대가 책임감을 갖고 아이들 역사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꼭 봐야 한다"며 "교고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보면 시종일관 패배의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북 제도는 은근히 미화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공을 세운 분들은 그들만의 증오심으로 깎아내리고 있다"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과 역사 교사들의 집필 거부 운동이 이어지면서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을 10% 이상 앞설 정도로 국정화 여론은 악화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교과서 국정화 이슈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도 반대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 측이 연대를 통해 1천만 불복종 운동을 펼치고 있고, 야권은 한국사 교과서 '진실과 거짓' 체험관도 열었다.
야당은 정부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 예비비 배정이 의결된 것에 국회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고 문제삼고 있다. 이와 함께 야당은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공식적으로 결정되기도 전인 9월 교과서 편찬 작업 전반을 추진할 전담기구부터 가동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정부여당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정상적인 정부 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5인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여야는 지속적으로 갈등 상황이다.
정치권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 연설 이후 또 한번의 기로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대통령의 설득이 어떤 여론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배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처럼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수도권지역 여당 의원들과 야당의 국정화 철회 요구까지 가세하며 더욱 강한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고 대통령의 설득이 통하며 진정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로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 여권의 교과서 국정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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