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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교과서 국정화 갈등, 예산안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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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화통일 준비' vs '실성파' 등 깊어진 갈등, 졸속·부실 심사될 수도

[채송무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여야 정치권이 색깔론과 막말까지 동원한 공방을 벌이면서 예산안 심사가 난항에 부딪히고 있다.

여야의 국정화 공방은 점차 도를 넘고 있다.

야당을 '화적떼'에 비유해 논란이 됐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남남 갈등을 조장하는 북한의 지령을 차단할 의무가 사법당국에 있다"며 "(북한이) 어느 친북 단체에 지령을 내렸고 해당 단체나 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사법당국의 적극적인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를 만대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고 해 비판을 사더니, 29일 예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적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 최고위원은 "도대체 왜 이렇게 좌편향 교육을 기어코 시키려고 우기느냐"며 "언젠가는 적화 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됐을 때 남한 내에서 우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그런 교육을 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교과서를 만들어서 가르치려고 하고 정치 생명을 걸고 이것을 지키려고 하느냐"라고 말했다.

야당의 발언에도 날이 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도부회의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을 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기 전에 두뇌 정상화가 시급해 보인다"며 "이분들은 그냥 친박이 아니라 친박 실성파라고 부르고 싶다"고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文 사회적 논의기구 제안, 與 단칼에 거부 '갈등만 남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하며 "역사교과서 발행체제의 개선방안을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기구를 통해 논의하자"고 말했지만 여권은 즉각 거부했다.

문 대표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 전문가들과 교육주체들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발행체제 전반을 검토하자"면서 "대신 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절차를 일단 중단해달라. 그때까지 정치권이 교과서 문제를 미뤄두고 산적한 민생현안을 다루는 데 전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부대변인은 즉각 "문 대표의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제안은 교과서 문제를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고 와 정쟁을 지속시키겠다는 정치적 노림수에 불과하다"며 "특히 10.28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한 야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 야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문 대표의 제안은 내달 5일에 있을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앞둔 마지막 제안의 성격이어서 여야에서 다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갈등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 예산 심사 절차도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가 진행 중이지만 연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부딪혀 예산 심사보다는 정쟁과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2016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은 12월 2일 자동 통과된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예산안이 여야 갈등으로 처리되지 못해 준예산을 편성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여야 갈등으로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되게 된다. 이 경우 국회의 견제와 감시가 사실상 사라져 정부의 방만 운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한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되는 것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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