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키로 하자 경쟁사들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공식 발표되자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방송으로 전이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기술의 융합시대를 맞아 혁신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 KT·LGU+ "무선 독점력 방송으로 확장"
KT는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방송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유선에 이어 유료 방송 서비스도 무선의 끼워 팔기 상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 인수로 SK그룹은 유선방송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서비스하며 해당 구역에서 유료방송 점유율이 60%를 넘는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여기에다 지역 보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SK그룹이 실질적인 보도 채널을 소유∙운영하게 돼 방송의 공공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유선방송산업의 고사가 예상되고 관련 산업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하다"면서 "알뜰폰 시장 1,2위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를 감안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 육성한다는 정부 정책 기조에도 배치가 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무선시장 지배력 전이로 경쟁 활성화 저해 및 불공정 행위 양산, 시장 고착화가 벌어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과거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우량주파수인 800 ㎒대역을 독점하고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시장 독점력을 유선시장까지 확대한 것도 거론했다. 이번에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이통시장을 넘어 유료방송 시장까지 왜곡시키려한다는 것.
유료방송시장에서 CJ헬로비전은 14.5%(9월말 기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SKB)는 11.5%를 차지하고 있어 SK그룹군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6.0% 가량이 돼 IP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할 때 KT그룹(29.2%)와 대등하게 된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 인수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SK텔레콤 이동전화 가입자가 알뜰폰 포함 전체시장에서 51.5%로 높아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SK 그룹군은 60.9%를 확보하게 돼 독점구조가 한증 더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KT의 망을 임차한 알뜰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향후 SK그룹군의 순증과 KT그룹군의 순감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양 측의 경쟁으로 시장혼란이 불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SKT "융합·혁신으로 선의 경쟁 필요"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ICT 기술발전에 따른 융합의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며 "과거에 얽매여 경쟁자의 발목을 잡는것보다 상품서비스, 경쟁을 통한 혁신으로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는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SK그룹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라 정부는 향후 방송법과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른 인수합병 승인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방송법과 IPTV법률에 따른 소유 겸영규제나 합병인가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등에 따른 공익성심사나 최대주주변경 인가 역시 큰 걸림돌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플랫폼 중심 전략으로 밑그림을 그리면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핵심 미디어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시키려는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방송통신 시장에 또다른 인수합병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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