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중국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이은 대규모 시설투자로 반도체 시장 공략에 뛰어든다. 디스플레이 투자에 이어 한국 업체가 주도권을 쥔 메모리 반도체 시장까지 위협하고 나선 것.
중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은 선두업체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대비 아직 기술격차는 크지만, 막대한 자본력과 자국내 대규모 시장을 갖고 있는 만큼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자회사 퉁팡궈신에 800억 위안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이중 600억 위안(한화 10조 7천억원)은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위한 생산라인(팹) 건설에 사용한다.
또 나머지 200억 위안(162억위안 M&A, 38억위안 파워텍 인수)은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M&A와 대만 반도체 후공정업체 파워텍의 지분 25%를 사들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해도 단숨에 (D램, 낸드 등의) 기술격차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디스플레이처럼 저가의 제품을 대량 생산해 시장을 장악한다면, 국내 기업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이 중국에 최소 5년은 앞선다해도, 13억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 내수 시장을 뺏기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과 자본"이라며, "중국 IT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1988년에 설립된 중국 최대의 반도체 회사다.
중국 정부 소유의 칭화홀딩스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국영기업으로, 지난 9월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를 통해 세계 1위 HDD 기업인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에 우회적으로 인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SSD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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