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애, 윤미숙 기자] 여야 지도부가 법정 시한에 몰린 선거구 획정에 대해 3일째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결렬의 핵심 이유는 의원정수도, 비례대표 축소도 아닌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였다.
여야 지도부는 12일 당 대표와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4+4' 회동을 정오와 오후 5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차 회의에서 기존에 주장하던 권역별 비례대표 대신 이병석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이 제안한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제안했고, 새누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의 교환을 요구하면서 양당은 의견을 좁혀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긴급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여야 지도부의 이 같은 논의를 모두 거부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결과적으로 야대여소를 불러 안정적 의석 구조가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그간의 논의를 전부 백지화하고, 현행 246석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정했고, 오후 5시 반 협상은 10분 만에 야당 지도부가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결렬됐다.
협상 결렬 직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워낙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양당이 지도부와 상의해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최고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농어촌 의석수 감소 최소화를 위해 현행 지역구 246석에 7석을 더하고 비례대표에서 7석을 빼자고 했다"며 "야당에서 비례대표를 단 한 석도 줄일 수 없다고 못 박으니 정 합의가 안 되면 현행대로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국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말은 좋지만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는 과반 의석을 깨는 제도일 수밖에 없다"며 "이것을 당장 받으라고 하는 것은 결국 받을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이 갑자기 그간의 논의를 모두 백지화하며 협상을 깼다고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협상에서 김무성 대표가 '이병석 위원장이 제시한 안을 받으면 국회 선진화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해 선진화법을 포함해서 논의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새누리당은 오후에 갑자기 지금까지 논의를 다 무효로 하고 지역구 246석으로 끝내자고 했다"며 당혹감을 표했다.
이 원내수석은 "지금까지 3일 동안 뭔 논의를 했나. 다 쇼한거다"며 "농어촌 의원들이 양당 대표실을 점거하면서까지 대표성 살려달라고 하고, 이에 대해 살려주겠다고 한 게 다 거짓말인 것"라고 비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특정 정당이 차지하게 될 전체 의석수(지역구+비례대표)를 결정한 후 지역구 당선자수를 뺀 나머지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우는 제도로 도입시 우리 정당 지지율 상 여당의 과반 의석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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