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어느덧 종반에 접어들었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심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9월 막을 올린 정기국회는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직후부터 '역사 전쟁'에 휘말려 파행을 거듭했다. 야당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에 반발, 국회 보이콧에 나서면서 예산·법안 심사에 한때 제동이 걸렸다.
지난 9일 야당의 복귀로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여전히 팽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정작 시급한 예산·법안 심사는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국정화에 증원 논란까지…수난 속 예결위, 법정시한 임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현행 국회법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전체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시간에 쫓기는 형국이 됐다.
예결위는 당초 지난 9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원회)를 가동,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문으로 구성 자체가 미뤄졌다.
가까스로 소위를 구성한 뒤에는 증원 논란에 휘말려 허송세월을 보냈다. 여야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둔 지역구 의원들의 빗발친 요구에 총 17명(새누리당 8명, 새정치민주연합 7명)의 소위 명단을 확정한 게 발단이 됐다.
이는 정원인 15명 보다 2명 많은 것으로,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에 명단 조정을 요구하며 소위 가동을 직권 보류했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가 명단을 조정하면서 소위가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쟁점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려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심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는 소위에서 예비비로 편성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 44억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누리과정 예산 부담 문제, 4대강 활용 가뭄대책 예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노동개혁 등 곳곳 지뢰밭…법안 심사 난항 불가피
법안 심사의 핵심 쟁점은 정부 여당이 중점 추진 중인 '노동개혁 5대 법안(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기간제법·파견법)'이다. 이들 법안이 16일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되면 여야의 입법 전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 5대 법안의 국회 처리가 시급하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들 법안을 '노동개악법'으로 규정, 결사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야당은 비정규직 근로자 계약기간을 2년 연장 가능케 한 기간제법, 파견근로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의 파견근로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업 육성 지원), 국제의료사업지원법(보험사의 해외 환자 유치 영업 허용), 관광진흥법(학교 정화구역 내 관광숙박시설 건립 허용), 의료법(원격진료 허용) 등은 정부 여당이 경제활성화법으로 지정, 처리를 촉구해 온 법안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가 완강하다.
이밖에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정, KBS 수신료 인상 등 쟁점 법안이 곳곳에 산적한 상태다.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들은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될 운명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여야가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 준비 체제에 돌입하면서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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