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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2015 '실험은 돋보이고 마케팅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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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는 아쉬워도 B2B는 성공…전시 형태의 변화 요구도 제기

[문영수기자] 11회째를 맞은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5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5일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모바일 게임 전시에 실험이 있었고 가상현실(VR)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게임을 접목한 뮤지컬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차세대 주역인 중소 개발사들의 활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지스타2015가 성장을 거듭하려면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전시환경 조성과 진행 방식에 본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형 게임사들이 다수 불참한 가운데 예년보다 볼거리가 줄었고 지금과 같은 진행 형태로는 모바일 게임으로 전시에 참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폐쇄성과 대규모 시연…네시삼십삼분과 넥슨의 실험

12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 열린 지스타2015는 모바일 게임 전시 활성화를 위한 '실험'이 돋보인 행사였다. 네시삼십삼분은 '폐쇄성'이라는 역발상을, 넥슨은 대규모 공간과 다수의 기기를 앞세운 시연 공간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사 모두 전시 효과에 대해 '만족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네시삼십삼분은 사전에 초청된 이용자 434명만 자사 B2C부스에 입장시키는 강수를 뒀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B2C관의 상식을 뒤집은 것이다. 초청된 게이머들은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시연공간에서 '로스트킹덤', '마피아' 등 출품작들을 편히 시연했다.

실험은 성과로 이어졌다. 회사 측이 밝힌 이용자 1인당 평균 부스 체류 시간은 약 25분. 기존의 개방된 모바일 게임 부스에서는 5분여를 시연하고 떠나던 관객들이 5배가 넘는 시간 동안 네시삼십삼분 부스에 머문 셈이다.

네시삼십삼분 이승진 홍보팀장은 "한 명의 이용자라도 제대로 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폐쇄적이면서도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면서 "지금까지 지스타 모바일 부스는 1인당 체류 시간이 1~5분에 불과했지만 지난 12일과 13일 네시삼십삼분 부스에 방문한 이용자의 체류시간은 평균 25분, 최장 40여 분에 달했다"고 말했다.

넥슨 역시 관람객들이 편히 모바일 게임을 시연할 수 있도록 전체 300부스 중 100부스를 모바일 게임 전시에 할애했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넥슨의 모바일 게임 전시관에는 태블릿PC 160대, 스마트폰 56대 총 216대의 시연기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넓은 공간과 다수의 시연기기로 관람객들의 시선 몰이를 노린 넥슨의 시도는 주효했다. 넥슨 부스에서는 '야생의땅: 듀랑고', '히트'와 같은 주요 넥슨 출품작을 접해보기 위해 몰린 게임팬들로 가득찼다. 지스타 개막 첫날인 12일 넥슨 부스에서 야생의땅 듀랑고를 플레이한 이용자는 1천500명에 이르렀다.

넥슨 곽대현 홍보실장은 "모바일 게임 전시의 경우 어떻게 해야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게임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넓은 공간과 다수의 시연기기를 통해 보다 많은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시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 활로 열어준 B2B관

안정적인 B2B관 운영을 통해 국내 게임사들의 활로를 열어준 점도 이번 지스타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벡스코 제2전시장 1층과 3층 전관을 B2B관으로 활용했다. B2B관에 참가한 350여 개의 한국 게임사들은 공동관 형태로 연합하거나 독자 부스에서 유료 바이어들과 만났다. 지스타2015를 찾은 유료 바이어의 숫자는 전년대비 7.5% 증가한 1천781명이었다.

'포인트블랭크' 모바일 3종을 지스타 B2B관에 출품한 국내 게임사 제페토는 "포인트블랭크 모바일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많았다"며 "지스타 기간 동안 90번 이상의 미팅이진행됐고 현장에서 추가 문의도 거듭 들어왔다"고 전했다.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 논의도 이뤄졌다. 중소 게임사와 스타트업의 마케팅 지원을 위해 마련된 게임 투자마켓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네시삼십삼분 등 15개 투자사와 28개 개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이틀 동안 총 120여 건의 투자 상담이 진행됐다.

인디 개발사들의 발전을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서태건), 지스타조직위원회(위원장 최관호) 등 9개 게임협단체는 12일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디게임 개발자 축제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활성화와 중소·인디 개발사 진흥을 위한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지스타를 다년간 성공적으로 개최한 부산은 게임업계 다양성 제고와 자유로운 창의 게임인재 육성을 위해 인디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주목, 게임과 문화의 접목 시도까지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비롯해 게임과 연계된 문화 행사가 열린 점도 지스타2015의 주요 성과다.

가상현실 콘텐츠를 출품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소니)를 비롯해 엔비디아, 넥슨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소니는 가상현실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VR'과 '섬머레슨', '진삼국무쌍7VR' 등 가상현실 게임을 전시했고 엔비디아는 VR체험관을 통해 유명 가상현실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바이브'를 선보였다. 넥슨 역시 오큘러스리프트로 '메이플스토리' 콘텐츠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소니 관계자는 "가상현실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며 "소니 부스를 찾는 관람객들은 가장 먼저 가상현실 콘텐츠를 찾았다"고 말했다.

게임을 접목시킨 뮤지컬이 열리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기간인 지난 13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 특설무대에서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소재로 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공연했다. 게임을 활용한 뮤지컬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묵화마녀 진서연은 춤과 노래를 비롯해 리듬과 타악, 마샬아츠 등 다양한 볼거리를 토대로 블레이드앤소울을 재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은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비롯한 3천여 명이 지켜봤다.

엔씨소프트 비즈니스1그룹 현무진 전무는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그동안 게임과 문화예술 콘텐츠의 융합을 꾸준히 시도해온 블레이드앤소울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본질부터 바뀌어야…지스타2015 풀어야 할 과제는

지스타2015는 한계도 분명했다. 모바일 게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행사장에서는 모바일 게임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네시삼십삼분과 넥슨의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 지스타 B2C관에서 전시된 게임들은 대부분이 PC 온라인 게임들이었다. 공동관을 통해 전시된 모바일 게임들도 일부 있었으나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는 못했다.

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연이어 제기됐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부각된 상황에서 전시를 모바일 게임용으로 특화시키려면 본질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스타2015 B2C관에는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NHN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워게이밍와 같은 해외 게임사들도 올해는 지스타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수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비용대비 적절한 마케팅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불참 이유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스타2015 현장을 둘러본 뒤 "아쉽게도 지스타는 지속 성장하는 모습이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스타가 게임 홍보에 매력적이고 중요한 모티브를 준다면, 어떤 업체든 참여할 것이지만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은 넷마블게임즈를 보더라도 지스타가 게임 홍보·마케팅에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사 입장에서 (지스타 참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집행하는데 실익이 부족해보이는 것이 큰 문제"라며 "가령 벡스코와 해운대 지역에 지스타 참가사들의 게임 사전예약에 참여해야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 환경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오픈을 앞둔 게임의 테스트를 경험하게 하는 등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측은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며 지스타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관호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국내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변화된 모바일 게임 환경에 지스타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확실한 대안을 모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메인스폰서로 나선 네시삼십삼분과 넥슨이 성공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전시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한 "B2C관의 만족도는 흡족하지 않지만 전세계 게임업계가 모여 교류하는 B2B관은 세계 그 어느 전시회보다 더 좋은 자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지스타가 최대 마케팅 행사이면서 게이머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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