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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보이스피싱 힘들자 '대출사기'로 전환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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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해준다며 통장·카드 및 선납금 요구해

[김다운기자] #. A씨는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정부에서 신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서민대출을 취급한다는 얘기를 듣고, 주민번호, 계좌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기입한 대출거래신청서 및 통장, 카드를 보냈다. 이후 사기범은 대출은 승인됐지만 은행 신용상태가 안좋아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공증료가 필요하다며, 180만원을 요구해 가로챘고, A씨의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사용했다.

올 들어 금융사기 피해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금융사기 유형이 보이스피싱에서 대출사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사기 피해액이 지난해 하반기 2천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천564억원으로 2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분기별로도 1분기 797억원, 2분기 767억원, 3분기 529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하지만 금융사기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이스피싱, 피싱사이트 운영과 같은 피싱사기는 대폭 감소한 반면, 대출을 빙자해 서민의 생계자금을 가로채는 대출사기는 피싱사기에 비해 감축속도가 더뎠다.

올 상반기 중 대출사기 피해자는 1만263명으로 전체 금융사기 피해자 2만503명의 50.0% 수준이었으나, 하반기 들어 대출사기 피해자수(5천689명)가 피싱사기 피해자수(2천758명)를 넘어섰다.

피해액의 경우에도 9월 들어서는 대출사기 피해액이 금융사기 전체 피해액 중 피싱사기 피해액을 넘어서 절반수준을 초과했다.

특히 올 8월까지 다소 감소추세던 대출사기 피해자수와 피해액은 9월 들어 증가하는 등 금융사기 유형이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사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척결 특별대책'에 따라 신속지급정지제도 도입, 지연인출시간 확대, 국민참여형 홍보 강화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출사기는 사기범이 대출실행을 거짓으로 약속한 데 대한 기대감으로 피해발생을 알아채는 시점이 늦어 신속한 지급정지가 곤란하다는 취약점을 틈타 꾸준히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대출사기 수법으로는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우니 대출을 받기 위해 보증금, 보증보험료를 보증금 환급용 계좌로 송금 ▲신용조회기록 삭제 또는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필요한 금액을 송금 ▲저금리로 대환하기 위해 일정기간의 이자를 선납 ▲저금리로 대환하기 위해서는 본인 명의의 기존 대출을 사기범이 알려주는 계좌로 갚게 하기 등이 대표적이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공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통장, 카드를 요구하거나 금전을 송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대출사기 주요유형을 숙지해 대출을 빙자한 각종 금융사기 시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출사기를 당했을 경우에는 경찰청(전화 112) 또는 금융회사 콜센터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하며,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상 피해환급금 반환을 신청할 수 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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