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선거구 획정 시한(11월13일) 뿐 아니라 여야 스스로 정한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 시한도 넘기게 됐다. 법도, 합의도 여야의 이해득실 싸움 앞에선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야는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15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을 다음달 15일로 한 달 연장한 데 이어 17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정개특위를 '즉시 가동', 오는 20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 시한을 하루 앞둔 19일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못했고, 정개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학재,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오는 23일에야 전체회의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여야 합의가 무산된 것이다.
정개특위가 재가동되더라도 핵심 쟁점인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수 조정과 관련, 여야가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어 합의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10~12일 사흘간 이어진 당 대표와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정개특위 간사 간 '4+4' 회동도 이 문제로 결렬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 대표가 나서도 불가능한 합의가 정개특위에서 가능하겠느냐는 비관적 관측도 나온다.
일단 여야는 예비후보 등록일인 다음달 15일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그 이전에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 마지노선 마저 넘기고 연내 선거구 획정에 실패할 경우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선거구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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